[사설]

최근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QS는 ‘2015 QS세계대학 평가 학과별 순위를 발표했다. 한국대학들 중 학과별 상위권에 몇 대학이 들어갔는가, 어떤 대학들이 들어갔는가는 대학의 위상 뿐 만 아니라 국가경쟁력과도 결부되기에 평가순위에 민감할 수 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대학은 환경과학, 생명과학, 심리학, 교육학 등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은 순위와는 상관없이 한국 대학들이 다가올 미래의 변화를 어떻게 학문체계로 편입시켜서 학생들을 역량을 가진 인재로 양성할 것인가라는 차원에서 볼 때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선지 15년이 지난 지금 미래사회에 대한 이슈로는  저출산·초고령사회, 고용불안, 미래세대 삶의 불안정성, 재난위험, 사이버 범죄,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전염병 유행, 난치병극복, 로봇 등 인공지능, 사람·데이터·사물 등이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초연결사회 등이 있다. 대부분의 이슈는 우리 삶에 어두운 면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으로 이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학문적 차원에서도 난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미래사회의 이슈는 과거의 해결방법에 덧 붙여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 예로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들은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표정을 관찰하고, 시선에 응대하며, 목소리 톤의 높낮이를 분석해 사람의 기분을 알아챌 수 있다. 또한 가벼운 접촉과 함께 사람과 자연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감성'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사회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전환만큼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필요로 한다.

결국 대학은 미래사회에 대한 성찰과 이에 대한 학문적 토대를 마련하는 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 대학도 학생들로 하여금 정주화된 대학교육에서 벗어나 OCW(open Course Ware), MOOC(Massively Open Online Course), TED(Technology, E ntertainment, Design)  등 다양한 온라인 교육을 통해 여러 분야의 학문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까지 입시위주의 교육방식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온라인 교육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대학은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의 교육에 익숙하도록 하는 사전교육이 필요하며, 나아가 학생들이 스스로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찾아다니며 미래를 위한 학문적 역량을 만들어내도록 해야 한다. 현재 QS대학평가에서 지표는 학계평가, 졸업생평판도, 교수당 논문 피인용수 등이다. 미래사회를 생각한다면 대학이 이러한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 보다는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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