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청소하는 일이 힘들지 않으세요?”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한 젊은이와 어느 환경미화원이 나눈 대화로, 서울대학교 최인철 교수의 저서 <프레임>에 소개된 한 일화다. 주인공은 평생토록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거리를 청소해 온 환경미화원이다. 모든 사람들이 꺼리는 힘든 일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일에 남다른 의미를 뒀다.

여기 그와 비슷한 이들이 있다. 바로 ‘여성안심스카우트’들이다.(본지 제1295호 ‘어두운 밤길, 노란 조끼가 함께한다’ 기사 참고) 그들은 “어두운 밤길을 여자 혼자 걸으면 얼마나 무섭겠어”라며 한 명이라도 더 안전하게 귀가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이 활동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다.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여성을 지켜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환경미화원과 여성안심스카우트들은 자신의 일에서 ‘그들만의 의미’를 찾았다. 돈을 버는 것을 넘어 그 일이 타인과 사회에 주는 영향에 대해 고민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직업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취업난 때문인지 어느새 직업은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수단을 의미한다. 지난달 18일(토) 치러진 9급 국가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에는 무려 19만 987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안정된 삶을 좇느라 자신이 사회에 미칠 영향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앞으로 얻게 될 직업이 스스로에게, 또는 타인과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보자. 학교생활부터 동아리, 대외활동까지 현재 우리네 대학생들이 마주하고 있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 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갈 때, 비로소 그 일도 ‘진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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