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백범 김구 그의 74년은 대한민국이었다”. 본지 제1281호에 실렸던 기획 기사의 제목이다. 필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일생을 다룬 이 기사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입사한 후, 정식으로 담당하게 된 첫 기사였기 때문이다.

당시, 처음이라는 설렘보다는 잘해낼 수 있을지 에 대한 걱정부터 앞섰다. 다루고 싶었던 주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백범 김구 선생의 일생이라는 내용은 버겁기만 했다. 관련 서적을 읽는 내내 이해하기 어려워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백범 김구 선생의 일생을 한정된 지면 내에 모두 담아내고 싶은 마음 또한 욕심이었는지 분량 조절도 쉽지 않았다. 밤을 지새우며 기사를 수없이 수정했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기사는 필자가 생각하기에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하고 싶지 않았던, 그러나 ‘해야만 했던’ 주제를 다루면서 스스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 경험으로 기사 작성이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성들여 쓴 기사 아래 필자의 이름이 실리는 것에 행복감도 느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한다. 주변에서는 우리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변과의 갈등이 발생한다. 누구나 흥미가 없거나 싫어하는 일을 힘들어하고 버거워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피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참고 해내기도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중요한 점은 시간이 지나면 그 일을 왜 ‘해야만 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원치 않는 일을 해내고 난 후, 비로소 그 일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서 겪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성장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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