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는 것. 바로 네일아트 도구다. 네일아트는 화려한 색과 무늬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저렴하고 다양한 종류의 매니큐어 제품들 덕분에 날로 그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여기, 네일아트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네일아트와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 중인 김하은(홍보광고 13) 학우다. 짧은 손톱을 관리하고자 네일아트를 시작해 지금은 준전문가 수준에 도달한 김 학우. 그녀를 사로잡은 네일아트의 매력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김 학우와 함께 네일아트에 대해 탐구해보자.

◆ 당신이 몰랐던 역사 속 네일아트
김 학우가 네일아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녀의 짧은 손톱 때문이었다. 네일아트는 그런 김 학우의 손톱을 180도 바꿔놓았다. 짧고 울퉁불퉁했던 손톱이 보기 좋게 깔끔해진 것이다. 오늘날 네일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네일아트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나타내는 수단이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네일아트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네일아트는 ‘매니큐어(Manicure)’의 유래에서부터 시작한다. 우선, 매니큐어란 손을 뜻하는 라틴어 ‘Manus’와 관리한다는 뜻의 라틴어 ‘Cura’에서 파생된 단어다. 본래, 손을 치료한다는 뜻으로 오늘날 네일아트에 쓰이는 에나멜(Enmel, 도료의 일종으로 기름과 니스에 안료를 섞은 것) 매니큐어로서의 뜻은 변질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매니큐어는 부와 신분을 의미했다. 고대 이집트나 중국의 경우, 손톱 관리는 이미 5,000년 전(B.C 3,000년경)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매니큐어는 왕족이나 귀족과 같은 특권층의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이었다. 특히 고대 중국에서 왕은 손톱에 은색을 칠했고, 명나라 시대 귀족들은 빨강과 검정의 색을 칠해 부와 권세를 과시했다. 17세기 인도에서는 상류층 여성들이 네일 메트릭스(조모, 손톱의 신생부)에 문신바늘로 색소를 주입해 신분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톱에 칠하는 색도 중요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헤나(henna)’라는 관목으로부터 빨간색과 주황색 등의 색료를 얻어 색을 사용했는데, 왕족은 진한 적색을 칠했으며 신분이 낮을수록 옅은 색을 칠했다.

한편, 매니큐어는 건강미를 보여주거나 주술적 의미를 나타내기도 했다. 고대 문명에서는 붉은 색으로 칠해진 긴 손톱은 긍정적인 의미였다. 여성에겐 아름다움으로, 남성에겐 젊고 힘찬 용맹의 이미지로 여겨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네일아트의 시작은 ‘봉선화 물들이기’라 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내려온 이 풍습은 고대 사회의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성들은 물론 아이들, 심지어 무당까지 손톱에 붉은 봉선화 물을 들였는데, 신분이나 미를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다. 병마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귀신이 붉은 색을 두려워하므로 손톱에 붉은 봉선화 물을 들이면 병귀를 쫓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됐다. 단순히 나를 꾸미기 위한 도구쯤으로 생각했던 네일아트, 그러나 그 속엔 신분과 부, 건강을 기원하던 5,000년 역사가 숨쉬고 있다.

◆ 다양해진 네일아트
시간이 흘러도 네일아트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다. 지난해 네일아트 시장은 최대 200%까지 성장했으며, 그 규모는 연간 약 3조 3,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네일미용사 국가기술자격증제가 신설되면서 올해는 지난해의 상승폭을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본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전공 김주덕 교수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이외에도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네일아트 제품들이 보급된 것 또한 하나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양한 네일아트 제품의 대중화는 네일아트의 인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저렴하고 다양한 네일아트 제품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정된 해외브랜드 제품을 2-3만 원 정도의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만 했다. 점차 국내 브랜드의 다양한 네일아트 제품이 출시되면서 여러가지 색상과 질감의 제품들을 2-3천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양해진 네일아트 제품의 종류만큼 네일아트 기법 역시 각양각색이다. 김 학우는 두 가지의 네일아트 기법을 추천한다. 그 중 하나는 ‘글리터 네일(Glitter nail)’이다(오른쪽 상단 이미지 참고). ‘글리터(Glitter)’란 광택과 색감이 다양한 고운 입자 가루 형태의 장식 재료를 의미한다. 김 학우는 “예전엔 단순히 반짝이 정도였다면 1-2년 전부터는 글리터의 모양뿐 아니라 재료도 다양해졌다”며 “다양한 모양의 글리터가 사용되는 ‘인디 네일’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네거티브 스페이스 네일(Negative space nail)’이다(왼쪽 하단 이미지 참고). 네거티브 스페이스란 건축 용어로 물체에 의해 둘러싸여 생긴 공간을 의미한다. 이는 손톱 전체를 하나의 색상으로 칠하지 않고 나눠 칠해 이중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기법이다. 그 외에도 프렌치 네일, 그라데이션 네일, 스톤아트 네일 등 다양한 기법과 함께 러블리 네일, 다크톤 네일 등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네일아트가 인기다.

◆ 그들에게 네일아트란
네일아트에 사용되는 제품들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데다 할인 행사도 자주 진행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기분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김 학우가 네일아트를 맘껏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네일아트는 고급 의류나 화장품처럼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그날의 기분에 맞춰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저가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는 경제가 불황일 때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반영한 사회지표”라며 “네일아트는 비용대비 만족도가 높은 손톱 위의 작은 사치”라고 설명했다.

네일아트는 개성을 표현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하나의 경쟁력이 되는 현대사회에서 네일아트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김 학우에게도 네일아트는 옷이나 화장과 다를 바 없는 자기 표현의 연장선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눈에 잘 띄는 손톱을 아름답게 꾸며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네일아트를 통해 개성을 살린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학우는 가끔 강의실에서 처음 보는 학우에게 질문을 받곤 한다. “네일아트 어떻게 하셨어요?” “어떤 제품을 사용하신 거예요?” 질문을 받을 때면 그녀는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나가며 뿌듯함을 느낀다. 김 학우는 “네일아트는  자기표현 방식이면서 동시에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이기도 하다”며 “사람들끼리 도움을 주고 관심을 나누면서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도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네일아트를 한 것만으로도 다른 이의 관심을 얻고,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손톱에 색을 칠하는 것에서 시작된 네일아트. 이제 네일아트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취미로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올 봄엔 손 위 작은 공간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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