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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돈으로 행복을 사는 ‘작은 사치’
신윤영·한연지 기자  |  smpsyy86@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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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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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꽃피는 작은 사치
디저트, 음반…종류도 다양

본인의 행복 중요시하고
현재에 가치를 두기 때문

소비 욕구 만족시키되
합리적 소비인지 고민해야


#점심은 2,500원 주먹밥을 먹고, 디저트로 6,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경제는 더 어려워졌다는데 사람들은 어떻게 값비싼 커피를 주저하지 않고 마시는 걸까. 요즘 불황 속에서 ‘작은 사치’가 뜨고 있다.

◆ 새로운 소비 트렌드, 작은 사치
작은 사치는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트렌드다. 한국경제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작은 사치란 현실적인 경제적 제약으로 큰 소비에서 행복감을 얻기가 어려워지면서 비교적 저렴한 상품 군의 소비를 통해 만족을 얻는 소비행위를 뜻한다. 비싼 식사를 위해서는 10만 원 이상으로 부담되는 가격의 돈을 지불해야 하는 반면, 고급스러운 디저트는 1-2만 원 선으로 비교적 부담이 덜하기에 과감히 디저트에 돈을 쓰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현대인들이 식사는 분식으로 저렴하게 먹고 후식은 디저트 카페에서 비싼 차와 케이크 등을 즐기는 추세다. 배보다 배꼽이 커진 것이다.

이에 본교 최철 교수(소비자경제학 전공)는 작은 사치를 ‘affordable(구매가능한), high-quality(높은 질의), life satisfaction(삶에 대한 만족)’이라는 세 개의 단어로 정의했다. 다시 말해, 작은 사치는 삶의 만족을 위해 자신이 구매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높은 질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다.

◆ 작은 사치를 즐기는 학우들
본교의 학우들도 저마다의 작은 사치를 하고 있다. 대학생의 입장에서 큰돈을 쓰기 어렵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한 가지에 투자하는 것은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디저트는 학우들이 가장 흔하게 할 수 있는 작은 사치였다. 윤예빈(앙트러프러너십 15) 학우는 “일주일에 두세 번 디저트를 먹는다. 한 달 생활비인 30-40만 원 중 절반을 디저트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학우는 한 번도 아깝다고 느낀 적이 없다. 돈에 대한 욕심보다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면서 느끼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년간 디저트 판매장은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사치는 음악에도 있다. 최혜지(의류 15) 학우는 좋아하는 가수들이 음반을 낼 때마다 앨범을 구입한다. 가수들의 컴백이 몰려있는 때엔 한 달에 3-4장 정도를 구입하는 편이다. 그렇게 꾸준히 모으다 보니 지금까지 모은 앨범은 100장 이상이다. 용돈을 받는 입장에서 장당 1-2만 원 대의 앨범이 부담은 되지만 최 학우는 “좋아하는 앨범들을 계속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어서 만족한다. 그만큼의 돈을 쓸 만큼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션과 관련된 작은 사치도 있다. 권세진(공예 13) 학우는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양말이 있으면 한 번에 4-5켤레씩 자주 구입하는 편이다. 권 학우는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데 바지나 신발 등의 경우 비싼 편이라 구입하기에 부담된다. 그에 비해 양말은 작은 돈으로 멋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양말로 작은 사치를 즐기다 보니 이제는 옷을 예쁘게 입어도 양말이 예쁘지 않으면 마무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다.

작은 사치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모으는 경연지(산업디자인 15) 학우는 시급 6,000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그 두 배 값 이상인 스마트폰 케이스를 주저없이 구입한다. 경 학우는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피곤하지만 새로 산 스마트폰 케이스를 볼 때마다 힘이 난다”며 “힘들게 일한 내 자신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변 친구들도 같은 작은 사치를 하고 있어 함께 스마트폰 케이스 쇼핑을 하는 것이 삶의 활력소다.

◆ 사회적 분위기가 만든 작은 사치
그렇다면 작은 사치는 왜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사회 분위기가 현재를 중시하고 본인의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쪽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과거엔 미래를 위해 현재의 만족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최근 사회 분위기는 미래보다 현재 본인의 행복을 더 우선시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이현선(아동복지 11) 학우는 “예전엔 미래를 위해 돈을 아꼈다면 이제는 돈을 쓸 때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한다. 미래도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의 나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미래에도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일기획 ‘2012 대한민국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먼 훗날 행복보단 현재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2년 사이 44.1%에서 48.9%까지 증가했고, ‘저축하며 힘들게 살기보단 즐기기 위해 돈을 쓴다’는 응답도 2012년 기준 31.1%에 달했다. 비교적 작은 투자로 큰 즐거움을 얻는 작은 사치가 소비 트렌드가 된 이유다. 고가의 제품 소비가 어려울 경우, 구매 가능한 가격 내에서 고급스러운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높은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또한 어려워진 경제도 작은 사치의 또 다른 원인이다. 소비자들이 고가의 제품을 소비할 능력이 없기에 대안으로 작은 사치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작은 사치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최 교수는 “작은 사치는 절대적으로 빈곤한 개발도상국보다 경제 상황이 좋았다가 나빠진 국가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그 중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88올림픽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IMF를 시작으로 글로벌금융위기 등 크고 작은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경제 사정이 다시 어려워졌다. 최 교수는 “경제가 어려워졌더라도 기존 경제성장기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는 여전하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은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비교적 부담이 적은 가격대의 고급 상품을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작은 사치가 불황 속 소비 욕구를 만족시키는 통로역할을 한 셈이다.

◆ 작은 사치, 앞으로는
작은 사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 교수는 “현재와 같은 경제 침체가 계속 된다면 작은 사치 또한 계속 될 것”이라며 “SNS를 통해서도 작은 사치가 파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타인의 소비행태를 관찰하고, 본인이 행하던 작은 사치의 범위에서 더 나아가 타인의 작은 사치까지 모방하게 된다. 원래는 작은 사치로 디저트만 소비하던 소비자가 SNS을 통해 유명 브랜드의 립스틱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보고 비싼 립스틱까지 따라 구입하는 것이 그 예다. SNS를 통한 소비 모방으로 인해 작은 사치가 이뤄지는 분야의 스펙트럼이 점차 넓어지는 것이다.

또한 작은 사치는 기업의 마케팅에 이용되기도 한다. 작은 사치를 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특별한 제품을 구매하길 원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작은 사치라는 명목으로 ‘사치품’을 개발한다. 작은 사치라는 범주 안에서 소비자들을 현혹해 사치를 합리화하는 마케팅이 이뤄지는 것이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작은 사치는 경제가 침체된 사회에서 개인의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한다. 소비에 대한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교수는 본교 학우들에게 “진정한 합리적 소비는 욕구와 필요를 구분하는 것”이라며 “작은 사치라는 말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소비는 한정된 자산 내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단순히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치품을 살 경우, 사치품을 구입한 만큼 다른 부분에서 절약을 해야한다. 최 교수는 “본인의 소비패턴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합리적 소비를 하는 방법”이라며 “작은 사치가 합리적인 소비가 아닐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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