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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 미생이다[부장칼럼]
권나혜 기자  |  smpknh86@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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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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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간다는 거니까.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동시간대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이다. 26살이 되도록 스펙 하나 가지지 못한 신입사원 장그래에게 그의 상사 오과장이 해준 첫 조언이다.

‘미생’은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있지 않은 상태다. 바둑을 모르는 한 시청자로 드라마를 보면서 뜻을 재해석했다. 바둑에 놓인 수가 어떤 잠재력을 가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도 신문 속 거장들처럼 성장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에선 시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는데 나는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서서히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나는 달라진 게 없는데 벌써 한 해가 지나갔다. 하지만 검정고시 출신의 주인공을 보며 나는 아직 미생이라는 걸 알았다. 어떤 변화도 시도하지 않은 미생이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장그래처럼 변화가 두렵지 않다면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할 수도 있다.

고등학교 영어책 모퉁이에 선생님이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내가 100이면 기회가 되는 것이고 0이면…’이라 쓰셨다. 변화가 두렵지 않고 준비된 자만 완생이 되는 건 아닐까.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가 말한 채용 기준 중 한 조건이 ‘팀이나 회사와 더불어 성장할 사람을 채용하라’이다. 최근 한 언론이 열정페이, 돌취생 등 청춘의 아픔에 대해 보도했다. 인턴을 스펙 쌓기, 합법적인 착취라는 비판은 예전부터 있었다. 대기업 입장에서 인턴은 미리 어떤 사람이 회사와 잘 맞는지를 알기 위한 한 가지의 방법이다. 그래서 인턴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미생에서도 인턴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모두 열심히 하지만 인정받는 인턴들은 소수다. 그 중 하나가 장그래다. 그는 그 누구보다도 입사 전 자신과 많이 다르다. 바둑과 성실할 줄만 알던 그는 팀워크, 책임감 등 새로운 환경에 맞춰 진화했다. 장그래처럼 인턴, 취업, 공부를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전환이 있다면 결국 우리는 각자 완생의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어릴 때는 힘들면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장그래와 다르게 한결같이 변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학보사에서 매주 힘들지만 동기와 후배의 도움으로 발간을 하면서 처음으로 ‘버티기’를 했다. 그래서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오과장의 말이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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