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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야, 잘가[학생칼럼]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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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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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질 무렵의 이야기다. 동네 운동장에서 유치원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신나게 뛰어다녔다. 희(가명)는 당연한 광경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모부는 이 모습을 보시더니 평소와 달리 달리기대회에서 1등을 하셨다. 희의 부모님 대신 이모부가 전력 질주한 이유는 따로 있다.

희는 입양 전 이모네 가족이 두 달간 맡은 위탁아동이다. 어느새 두 달이 지나 희가 떠날 때가 왔다. 어른들은 흔히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피붙이 아닌 인간을 거두었다가 배은망덕한 일이 생길지 모르니 조심하란 뜻이다.

옛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완고한 혈연주의 사회이다. “내 자식은 나의 피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혈연주의는 입양을 막는 가장 큰 원인이다. 불임부부가 전체 부부의 13.5%나 차지하는데도 국내입양률은 여전히 낮다. 우리나라에서 입양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워서다. 주위 시선도 신경 쓰이고, 아이와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이처럼 입양을 고민하는 가족의 걱정거리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입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돼도 모자랄 판국에 사건이 터졌다. 울산의 한 가정에서 부모의 심한 학대로 입양아동이 숨졌다. 이 사건을 필두로 여론은 입양기관을 지탄했다. 왜 잘못은 어른들이 저지르고 애꿎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번지는가.

입양을 향한 사회의 시선은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한다.? 입양 아동의 대부분은 미혼모가 양육권을 포기하거나 친부모가 도저히 키울 수 없어 위탁시설에 맡긴 경우이다. 전국 6천여 명의 아동이 “엄마, 아빠”하고 부를 존재가 없다는 얘기다. 버려진 아동에게 필요한 건 그 무엇보다 사랑이다.
두 달간 만난 희는 사랑이 많은 아이였다. 희는 누구를 만나든 환한 웃음과 함께 포옹으로 인사했다. 희가 안아줄 때마다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생각했다. 희가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사랑을 받길 말이다.

비단 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희와 같은 전국의 모든 친구들이 사랑 받는 가정에 입양되길 바란다. 입양의 폐해에만 주목하지 말자. 넘쳐나는 사랑과 벅찬 행복이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자. 우리 사회에 가슴으로 낳은 아이가 지금보다 늘어나길 소망한다. 이제 희에게 작별인사를 해야겠다.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떠나는데 나는 못내 아쉽다. 희가 어딜 가든 사랑을 담뿍 받고 자라나길 빌어본다.

김주영(문화관광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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