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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임상욱 교수의 허심탄회]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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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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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해 저당 잡힌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이 문구를 보며 미래를 위해 오늘의 웃음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한 후 내린 결론은 지금 당장 제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른들도 그렇게 말하곤 합니다. 정말 인생을 살아보면 현재를 즐기는 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가요? 아니면 어른들이 그저 형식적으로 해주는 조언인건가요?

   
 

미래 위한 현재의 고충, 불행 아냐
지금 행복할 수 없다면 미래도 마찬가지
걱정을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행복을 둘러싼 여러 형태의 담론 중 우리 사회가 최선의 것으로 간주하는 모델은 대체로 개미의 행복 모델입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땀 흘리는 개미와 달리, 여름을 온전히 즐기다 겨울이 되어 얼어 죽은 베짱이는 어쩌면 행복하기만 한 삶을 살았다고도 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적어도 이는 고된 인류 역사의 여정에서 장수와 안전을 바라왔던 인간의 오랜 소망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다 문득 접하게 된 ‘미래를 위해 저당 잡힌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라는 문구가 질문자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준 듯합니다. 우리 사회에 지배적인 개미의 행복 모델에 따라 충실히 살아왔지만 아마도 그 ‘약속된 행복’이 한없이 지연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겠죠.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에 더 이상 신뢰를 보내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예컨대 우리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어린 시절을 기꺼이 포기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지금은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스펙을 쌓고 훈련하느라 대학생활을 포기합니다. 설령 원하는 직장에 취업했다 하더라도 집을 마련하기 위해, 결혼을 위해, 미래의 자녀를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반복해서 포기해야 할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죠. 이렇게 보면, 질문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어쩌면 동일한 고민의 연장선 아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인 것은, 고난의 역사를 거치며 더욱 성숙해진 우리의 선배 인류로부터 삶의 지혜 역시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요컨대 위 진술의 관점을 조금 바꾸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 감수하는 현재의 고충은 진정한 불행이 아니다.’ 일 수 있습니다.

양자의 관점은 얼핏 모순처럼 보이지만, 이는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라는 행성에 변함없이 적용돼오는 명백한 규칙이기도 합니다. 솟아오른 봉우리는 아래로 패인 골짜기를 전제로 하듯, 행복과 불행은 서로 개념 쌍을 이루어 함께 존재하는 ‘상대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단언컨대, 지금 행복할 수 없다면, 10분 후에도 10년 뒤에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행복은 개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부자라면, 그에겐 돈 걱정이 없다는 것뿐이지, 그 때문에 바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레이어드(R. Layard)에 따르면, 연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일 때 행복은 더 이상 돈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베짱이에게 닥친 불행의 이유는 확실해진 반면, 설령 10만 달러를 벌었더라도 그 겨울에 개미가 정말 행복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행복하기’는 우선 부질없는 걱정을 걷어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걱정을 해도 사태에 도움이 안 되듯, 걱정을 안 해도 사태가 악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행복하기’는 주어진 상황에 대한 내 삶의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지금 처해 있는 상황 자체는 행복도, 불행도 아닙니다. 다만, 내가 그렇게 해석하고 있을 뿐이죠. 삶의 태도를 바꾸어 보세요. 휴강 소식에 행복할 수 있다면, 과제로 가득한 수업 중에도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말이죠.

임상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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