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내용이나 시험문제는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수업방식이나 대학생활은 전혀 달랐다” 평소 외국 대학을 경험해보고 싶었던 이수정(경영 10) 학우는 지난 2013년 1학기 독일대학인  EUROPA-UNIVERSITY-VIADRINA로 떠났다. 이 학우는 “독일대학은 우리나라 대학보다 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수업과 시험에 있어서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했다. 독일대학은 수강신청 외에 ‘시험신청’이 있기 때문에 수강하는 강의의 시험을 별도로 신청해서 시험을 봐야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만약 수강하고 있는 강의가 자신과 맞지 않거나 시험을 치를 자신이 없다면 시험을 신청하지 않으면 된다. 학생이 그 수업을 계속 들을 것인지를 종강까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수강정정기간이 끝나면 무조건 수업을 듣고 학점을 이수해야하는 우리나라 대학과는 다르다. 또한 성적을 높이려면 재수강을 통해 모든 수업을 다시 들은 후 시험을 보는 우리나라 대학과는 달리, 독일에는 재수강을 하지 않고도 시험을 다시 치를 수 있는 ‘리커버리 시험(recovery test)’이 있다. 이 학우는 “독일대학은 학생들에게 수업을 선택할 기회도 두 번, 시험 볼 기회도 두 번 줬다”고 말했다.

수업에서도 교수는 항상 학생들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학생과 교수가 서로 대화하면서 함께 수업을 만들어나갔다. 학생들은 질문했고, 교수는 되물었다. 이 학우는 “진짜 대학수업 같았다.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업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얼마나 소통이 잘 이뤄지는가’였다.

수업이 끝나면 파티와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학우는 “많게는 일주일에 5번까지 파티에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파티는 거창하게 열리기보다 친구들끼리 간단하게 음식을 나눠먹으며 서로의 친구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기숙사에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기숙사 지하를 클럽처럼 꾸며 디제잉을 즐기기도 한다. 동아리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각자 동아리를 만들어 자신의 재능을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포츠댄스, 살사 등 다양한 춤을 비롯해 디제잉, 운동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대학은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학생들을 생각했다. 독일은 학비가 없고 오히려 격려의 의미로 신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독일로 교환학생을 온 다른 유럽국가의 학생들 또한 학비면제와 함께 학교에서 생활비를 지원받는다. 높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바쁘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 학우는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는 교환학생들 중 한국 학생들이 돈을 가장 많이 내는 것 같았다.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한국대학 학비와 함께 매달 생활비를 사비로 내야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최저임금은 높은 편인 데에 비해 물가는 비교적 저렴하다. 이 때문에 유럽의 대학생들은 경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별로 없다.

유럽의 대학생들은 진로를 결정하기까지의 기간도 여유가 있었다. 유럽의 대학생들은 보통 대학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의 전공을 대학원에서도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전공이 자신과 안 맞으면 다른 분야의 대학원을 가기도 한다. 대학원이 보편적인 유럽의 대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지는 것이다. 같은 유럽 내에서 다른 나라로 대학원을 갈 수 있는 기회도 많아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진다. 이 학우는 “7-8학기가 되면 취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급해하는 우리나라 대학생들과는 달리 유럽학생들은 대학원 진로를 고민했다. 다양한 지원 속에서 하고 싶은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유럽학생들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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