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

청년실업 100만 명 시대가 도래했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청년 실업자 수가 84만 9,000명으로 작년 10월보다 12만 9,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경쟁자가 증가함에 따라 취업준비생들은 본인을 부각시키기 위해 신경 쓸 게 한두 개가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자기소개서다. CJ와 기아자동차 등 많은 기업이 ‘탈스펙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기 시작하면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는 ‘자소설(자기소개서와 소설)로 탈바꿈 하기도 한다.

과장이나 거짓말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건 올바르지 못하다. 탈스펙화를 지향하는 기업들이 그럴듯한 ‘소설’을 원하는 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자소설에 대해 취재하면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본지 제1286호 사회 8면 참고). 자기소개서가 기업의 인재 채용 시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다.
취재를 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을 만났다. 그들은 자기소개서를 위해 스터디를 만들어 공부하고, 책을 읽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지원자들보다 눈에 띄기 위해 내용을 과장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모순적이게도 그들은 ‘자소설이 과연 중요할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기소개서에 들이는 노력이 무용지물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취준생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쓰든 합격할 사람은 합격해요”라고 말했다. 결국, 자기소개서보다 스펙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소설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은 이런 말을 했다. “기업이 학벌, 학점, 자격증 점수 등으로 1차적으로 지원자들을 선별한 뒤 자기소개서를 본다는 소문이 있어요” 결국 탈스펙화가 스펙과 개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기업의 말장난이라는 것이다.

이 취업준비생의 말대로 자기소개서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면 이는 분명히 문제다. 정작 공들여 쓴 자기소개서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취업준비생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가 탈스펙화 채용에서 기회로 작용할지 아니면 그다지 소득이 없는 계륵같은 존재일지 아직 확답을 내릴 순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임은 확실하다. 과연 자기소개서는 스펙은 부족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취준생에게 득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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