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관광체육부의 ‘2013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서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가치로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응답이 10점 만점에 평균 8.7점으로 가장 높았다. 또 우리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응답이 55.4%로 가장 많았다. ‘사회집단 간 소통’도 8.5점으로 나타났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집단 간의 소통’을 중요한 공통가치로 두고 있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안과 밖, 중심과 주변, 부자와 빈자, 진보와 보수 등 사회의 모든 층위에서 ‘두 개의 국민(two nations)’으로 나눠지고 있다. 이는 부자들과 빈자 등 소외계층이 서로 다른 국민처럼 따로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의 병리현상을 거론되는 용어이다.

우리 사회에서 각 층은 공공연하게 아니면 잠재적 형태로 부딪치고 있으며 조정, 중재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은지 오래다. 즉 우리 사회는 서로 타협하지 않으려 하는 두 개의 극단적 가치와 부의 양극화, 부와 가난의 대물림으로 갈라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자본주의사회의 분배문제를 다룬 「21세기 자본」에서 역사적으로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았기에 자본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가 커지고 부가 세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한 기회와 분배를 통한 평등한 사회를 추구한다는 국가의 슬로건은 공허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 또 하나의 분할을 보여주는 것으로 청년층의 부딪힘을 들 수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사람들 앞에서 이른바 ‘폭식 농성’을 벌인 보수 성향 사이트인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들과 ‘자유대학생연합’ 학생들이 있었다. 여기서 동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가치는 서로 간격을 서로 좁힐 수 없을 만큼 벌어졌음을 보여주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어떠한가? 실업과 일자리 부족, 이로 인해 지체되는 결혼, 자녀출산 등 통과의례 속에서 미래를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있다. 이들에게 성찰과 자정능력을 가지라고 하지만 이 또한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부의 분배가 ‘불공정’하며,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에 대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 우리사회의 비극은  ‘두개의 국민’ 사이에 조정자가 없다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 ‘사회집단간의 소통’라는 공통의 가치는 어디에서부터 실천할 것인가. 대학사회에서부터 이러한 가치를 실천하는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