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우리주변에 물 마시기 프로젝트가 인기를 끌었다. TV와 책에서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시면 건강해진다’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물을 많이 마시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고, 큰 생수병에 물을 담으며 하루에 마실 물의 목표치를 정해놓기까지 했다. 그러나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시면 건강해진다’라는 말은 우리의 실생활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상식이다.

우리는 하루에 생수 이외에도 여러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많은 양의 수분을 공급받는데, ‘하루 8잔의 물’이라는 말은 사실 우리가 실생활에 섭취하는 수분까지 포함된 표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8잔의 물을 실생활에 섭취하는 수분을 제외한 생수 8잔이라는 의미로 오해하는 바람에 지나치게 많은 물을 마시게 된 것이다. ‘하루 8잔의 물을 마셔야한다’는 말에 대해 미국의 폭스 뉴스는 괜한 걱정을 일으키는 정보라고 보도했고, 영국의 BBC방송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고 실생활에서 수분을 섭취한다는 말만 믿고 물 마시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갈증이 날 때만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데 갈증이 난다는 것은 이미 우리 몸의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평소 꾸준히 물을 마셔야 우리 몸의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억지로 마시는 것은 스트레스가 될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물 권장량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더운 날씨 속 한 잔의 차가운 물맛을 음미해보는 건 어떨까. 물맛이 꿀맛 같은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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