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예술고등학교 박서형

골목길

 

주름진 골목길을 꾹 눌러 펼친다.

오므라 들었던 두 벽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골목은 어머니의 호흡에 맞춰

천천히 흔들리고

새끼 손톱만한 어린 내가

그 사이를 뛰쳐나온다.

온 골목을 헤집고 논다.

어린 나는 감긴 두 눈 사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잠시 동안이나마 어머니가

눈을 감은 채 숨을 골라도 안심할 수 있도록

지금 이 곳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놀이터

어린 내가 뛰어 지낸 자리들이

더 깊게 패여있다.

손을 뻗어 그 자욱들을

조심스레 매만진다.

깊게 패여버린 그 자욱들이

조금이나마 옅어지길 바라며

 

잠든 어머니의 두 눈 사이,

어린 나와 마주한 골목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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