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서울여성영화제 섹션 포럼 2007

섹션포럼 ‘퀴어레인보우; 성 정치학, 그 사이에서’가 여성문화예술기획의 주최로 지난 9일 신촌 아트레온 토즈 아카데미에서 개최됐다.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의 부대행사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대학생과 영화제작자를 비롯해 외국인들까지 9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씨의 사회로 시작해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현실에 대한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로 ‘한국의 트랜스젠더의 성별입법화와 섹슈얼리티의 입법화 문제’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발제를 맡은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의 이현씨는 “우리 사회에서 성전환문제는 개인의 정체성과는 무관하게 사회도덕이라는 잣대로 판단돼왔다.”며 “이제는 성전환문제가 의학 담론에 의해 하나의 질환이나 장애로 이해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에서 2002년과 2006년에 각각 발의된 법률안을 통해 현재 법률상으로 성기관의 어디까지를 변경해야 성별이 변경된 것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법은 각각의 성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갖춰 있지 않은 상태”라며 각 성별에 대한 정의의 재정립과 관련 법규의 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최현숙 위원장의 레즈비언 운동의 현실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그는 레즈비언이즘(Lesbianism)에 대해 “가부장적 이성애에 기반을 둔 가족주의를 거부하고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해체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출산억제나 장려 정책을 예로 들어 국가권력과 자본에 의해 시민의 성이 통제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는 “레즈비언이즘의 성차별 저항 운동은 인간해방을 목표로 하는 진보진영의 반자본주의 운동과 만나야 한다.”며 두 운동의 필연적 만남을 기대했다.


이어 발제자와 토론자, 그리고 발제자와 관객과의 토론이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였던 트렌스젠더 입법화 문제에 대해서는 성전환 과정에서 주관적 판단이 의학 담론과 법학 담론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입법화하려는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또 한 번 의견이 오갔다. 레즈비언 운동에 대해서는 레즈비언이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레즈비언이라는 규정 자체가 정형화하려는 시도가 아닌지에 대한 논박이 이어졌다. 사회자 한씨는 “결국 성소수자 인권 문제는 모두 현실의 틀을 깨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로 포럼의 모든 순서를 정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중앙대 김혜성(연극영화 05) 학생은 “퀴어 문제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입법화 문제와 같이 상세한 부분까지 알 수 있어 좋았다. 발제자와 토론자, 참석한 관객들 모두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 전혀 지루함 없이 포럼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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