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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500만 원 버는데, 국가장학금 받아요"국가장학금 관련 사례자 인터뷰
오지연 기자  |  smpojy8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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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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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프레시안 공동기획] 이 기사는 학보사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숙대신보>와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기획한 기사입니다. <편집자>

"장학금 받지만 서류상 빈곤층일 뿐이에요"

   
 
  ▲ <그림=김지민 기자 wlalsdl1228@naver.com>  
 

올해 H대학교 2학년인 동현(남ㆍ가명ㆍ20) 씨. 동현 씨는 1남 1녀 중 막내다. 호적상으로 동현 씨의 직계 가족은 누나뿐이다. 동현 씨는 “사실 우리 집은 좀 특이한 경우예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저와 누나의 양육권은 회사를 운영하시는 아버지 밑으로 갔죠. 그런데 작년,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저와 누나는 호적상 고아가 됐어요.”

동현 씨는 서류상으로 고아며 가족 중 수입이 있는 사람은 누나 한 사람이다. 누나는 아버지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고 있고, 누나의 차도 회사 소유, 집은 어머니 명의다 보니 공식적으로는 재산이 거의 없다. 그러니 차상위 계층(소득 1분위)으로 구분돼 국가장학금 Ⅰ유형에서 225만 원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동현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누나, 저 셋이 살고 있죠. 지금 셋이 사는 데 금전적으로는 아무 지장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회사 경영권을 동현 씨의 어머니가 이어받았다. 동현 씨는 “회사 수입은 아버지가 운영하시나 어머니가 운영하시나 별반 다를 게 없죠. 연봉은 잘 모르고, 회사 수입이 월 천만 원에서 천오백만 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서류 상 고아일 뿐, 동현 씨와 누나는 어머니의 보살핌 아래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아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국가장학금을 신청해봤다. 학교에서 국가장학금을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고 공지를 띄웠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학교의 강요로 신청했더니 Ⅰ유형에서 225만 원이 지급된 것이다.

동현 씨는 게임 산업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는 올해 그의 꿈을 위해 반수를 통해 원하는 대학의 만화창작과로 재입학했다. 동현 씨는 “솔직히 저는 국가장학금을 안 받아도 돼요”라고 했다. 자신보다 조금 더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장학금이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떨결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해 돈을 받은 것은 좋지만, 친구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더 커요. 차라리 저한테 오는 장학금을 집에 빚이 많고 실질적인 가계곤란을 겪는 학생들에게 줬으면 좋겠어요.”

 "휴학 후 알바, 대출까지…한 번도 국가장학금 받은 적 없어요"

   
 
  ▲ <그림=김지민 기자>  
 
보민(여ㆍ가명ㆍ25) 씨는 올해 3학년이다. 보통 학생 같으면 이미 캠퍼스를 떠났어야 할 나이다. 보민 씨는 재수 후 11학번으로 본교에 입학했다. 1년 더 공부한 만큼 즐거운 대학생활을 기대했지만 그에겐 버겁기만 했다. 보민 씨는 학비 걱정에 3학기째에 바로 휴학을 결심했다. “1학년 때까지는 어찌어찌 학비를 대주시던 부모님이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미안하지만 네가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당시 고3이었던 동생은 돈을 벌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제가 일을 하기 위해 휴학했죠.”

그는 1학년을 마친 후 바로 휴학계를 내 1년간 유치원 보조교사로 일했다. 1학년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 보육교사양성원을 다니며 유치원교사자격증을 딴 덕분이다. 그렇게 1년 동안 번 돈이 약 천만 원. 부모님께 별도로 용돈을 받거나 집에서 생활비를 지원받지 않는 보민 씨는 복학 후 1년을 그 돈으로 생활했다. 그러다 1년간 번 돈이 동나자 국가장학금에 눈을 돌린 것이다. “아는 분이 자영업자세요. 그분 아들이 국가장학금 60만 원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부잣집 아들내미도 국가장학금을 받으니 나도 되겠다 싶어 신청했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민 씨에게 돌아온 결과는 ‘소득분위 탈락’이었다.

보민 씨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로 월 400~500만 원을 버신다. 어머니는 유치원 원장님이시고 아버지는 외국계 기업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고 계신다. 그런데도 생활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빚이다. 보민 씨가 중학교 1학년이었던 시절, 유일한 부동산이었던 집이 재건축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집이 재건축 소송이 걸렸고, 10년의 소송 결과 패소했다고 한다. 보민 씨는 “당시 재건축 후에 가세가 나아질 거라 기대했는데 정반대였죠”라며 “이주비로 받은 돈을 건설사에서 다시 회수했고, 우리 가족은 컨테이너부터 슬레이트 지붕만 있는 집, 단칸방을 전전하며 살았어요. 자려고 누워 있을 때면 바퀴벌레가 얼굴 위로 기어가던 집이었죠. 정말 상상하기도 싫어요”라고 말했다. 보민 씨네 집은 소송비용을 마련하고,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대출했다. 어머니의 유치원 역시 대출을 통해 마련한 작은 유치원이다. 아파트 1층에 차린 작은 유치원. 하지만 그마저도 요즘엔 잘 안 된다. 정원이 16명인데 원생이 6명밖에 없다고 한다.

보민 씨는 “소득분위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국세청이고 통계청이고 국가기관은 물론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소득분위를 알아보려 했지만 어디서도 알 수 없었어요. 도대체 제가 몇 분위기에 장학금을 받을 수 없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정말 답답하죠”라고 말했다.

보민 씨의 꿈은 해외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어려우신 분들이 많지만 해외에는 더 어려운 분들이 있잖아요. 제가 갖고 있는 재능을 그분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월드비전이나 유니세프와 같은 구호단체에 항상 기부를 해왔다. 그러나 그마저도 요즘 상황이 너무 안 좋다보니 유니세프 한 곳에만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보민 씨는 “꿈은 있지만 아직까진 꿈일 뿐이죠. 당장 오늘 빌린 학자금을 갚아야 하거든요. 지금 목표는 일단 학자금을 갚는 것이고, 이후에 꿈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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