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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서 소규모를 만났네소규모아카시아밴드
85기 구민경 기자  |  smpkmk85@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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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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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정동의 <몽 카페 그레고리>에서 소규모아카시아밴드를 만났다. 다정하게 서 있는 김민홍(오른) 씨와 송은지 씨. <사진=구민경 기자 smpkmk86@sm.ac.kr>  
 

노래를 틀자 지지직 하는 소음이 들린다. 이어폰이 잘못된 걸까? 혹 음향적인 문제는 아닌지 앨범표지가 뜬 화면을 흘깃 바라본다. 잠시 표정을 찡그렸지만 이내 소음인 줄만 알았던 기계음 소리가 독특한 음색의 보컬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며 오묘한 조합을 이룬다. 분명 소음인데, 전혀 시끄럽지가 않다.
데뷔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지닌 그들,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이하 소규모)의 멤버 김민홍, 송은지를 만나봤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송은지(이하 송) 노래를 부르는 송은지입니다.
김민홍(이하 홍)예, 더 이상 뭐하는지 모르겠는 김민홍입니다.

더 이상 뭘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것저것 하는 게 너무 많아서요. 앨범작업을 하지 않다보니 한 달 중에 20일은 시간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그 남는 시간동안 뭘 좀 하고 있어요.
영화 만들고 계세요.
아, 영화는 이미 하나 만들었어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기울어져있어요. Tilted>라는 영화를 만들었죠. 무용, 뮤지컬 장르의 퍼포먼스 영화고 현재 ‘문화역 서울’에서 상영 중이에요.

‘클래지콰이’의 멤버 호란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
네, 호란과는 원래 둘 다 아는 사이였어요. 그러던 중 호란이 주선한 술자리에서 처음 만나게 된 거죠.
그 뒤로 각자 음악활동을 하면서 녹음 작업을 같이 한 적이 몇 번 있어요. 이걸 본 프로듀서가 둘이 음반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죠. 그래서 함께 밴드를 하게 된 거예요.
그룹 이름도 호란이 지어줬어요. 꿈속에서 셋이 식당을 갔는데 예약자 이름이 ‘소규모아카시아밴드’로 돼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딱히 이름을 정해 놓지는 않은 상태라서 소규모아카시아밴드로 정하게 됐죠. 호란이 지어낸 이야기 같기도 해요. 너무 기가 막히니까요.(웃음)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온 걸 보면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기질적으로는 성향이 좀 달라요. 노는 방법이나 영화 보는 취향 등 대부분 다르죠. 그래도 제일 맞는 부분이 음악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음악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거고요.
충돌은 없었나
오래전이라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서로 한 6~7개월 동안 연락을 안 한 적도 있었어요.
아, 진짜? 언제 그랬을까?
그런 적 한 번 있었어. 둘 다 부딪히려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불편한 일이 생기면 서로 피하려고 하죠. 둘 다 ‘알아서 잘 있겠지’하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우연히 한 번 만나게 되면 다 풀리고 말죠.

10년 동안 묘한 기류가 안 생겼다는 게 신기하다. 서로를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지?
진짜 친한 그냥 친구예요. 어쩔 땐 가족인가 싶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너희 사귀지’ ‘너희 결혼했지’ 이런 오해 많이 받았어요.

소규모만의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
보통 오빠가 멜로디나 기본 틀을 만들어서 주면 제가 가사를 쓰거나, 오빠가 이미 만들어 놓은 곡을 제가 부르죠. 간혹 제가 써놓은 가사에 오빠가 멜로디를 붙인 적도 있어요.

주로 어떤 주제를 담는가
옛날에는 사랑 이야기를 많이 다뤘어요.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노래에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노래가 점점 없어지더라고요.
제 생각에 소규모의 음악은 대부분 ‘치유’에 관한 것 같아요. 앨범마다 장르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듣는 사람들이 치유된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거든요.

노래가 독특하다. 혹시 ‘이런 스타일을 지향한다’는 것이 있나?
이런 스타일을 지향한다기보다는 했던 스타일을 안 하는 거죠. 제 성격이 했던 걸 또 하는 것을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새로운 방법, 작품, 악기를 찾아요.

멤버가 여러 명이었던 적도 있다고?
3명이었던 적도 있고, 5명, 6명이었던 적도 있어요. 많은 분들이 요조와 함께 작업했던 걸 기억해 주시는데 요조랑은 베이스를 치던 친구를 통해 알게 됐어요. 같이 만나서 놀고 작업하다보니 활동도 함께 하게 된 거죠. 그러다가 각자의 길을 찾아가고 그런 거죠 뭐. 별거 없어요. 지금 저희는 멤버 두 명이라기보다 ‘둘이 하나’라는 느낌이 강해요.

지난 달 26일에 열린 평화나비콘서트 무대 잘 봤다,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2006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재조명하는 컴필레이션 앨범(여러 음악가의 노래를 특정 분류에 따라 모은 앨범) <이야기 해주세요> 제작에 참여했어요. 그때는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컨텐츠가 거의 없었죠. 그런데 저희 할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위안부 문제는 다들 알고 있는 문제인데 왜 이렇게 쉬쉬하는 걸까’라고. 그 이야기를 듣고 이 주제를 다뤄야겠다고 결심했던 거죠. 그때 낸 <이야기 해주세요> 앨범을 들으셨는지 평화나비콘서트 주최 측에서 먼저 연락을 주셔서 참여하게 된 거예요.

사람들이 소규모의 노래를 어떻게 듣길 바라나
그냥 편안하게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주무시면서 듣거나 술 드시면서 들어도 좋고요. 물론 집중해서 들어 주시면 더 좋지만, 음악을 꼭 그렇게 들으라는 법은 없잖아요.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거나 무대 위에서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
예전에 싸이월드를 하던 때, 가끔씩 제게 쪽지를 보내던 한 분이 있었어요. 몸이 아파서 재활치료를 받는 분이었는데, 아프고 힘들 때마다 저희 노래를 듣는다는 거예요. 노래의 콘셉트이 ‘치유’라는 것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실제로 듣는 분께서 그렇게 느꼈다고 해주셔서 신기했어요.

실제로 팬들과 교류가 많은 편인가
예전에는 많았어요. 그런데 팬 분들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요즘에는 그 친구들  결혼식 축가 불러주러 다니느라 바빠요.
맞아, 옛날에는 새내기였는데 벌써 다들 결혼하고 애기 낳고.

소규모의 노래를 듣다보면 소음이나 잡음 등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주변 소리가 많이 들린다
그런 음악을 노이즈 음악이라고 하는데, 들어보니 정말 멋있고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공부하고 작업하기 시작했죠. 제가 좀 산만해요. 어렸을 때에도 TV를 틀어놔야 잠을 자는 아이였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쪽에 관심이 가게 된 것 같아요. 노이즈 음악을 공부하면서 세상에 대한 이해를 더 넓힐 수 있게 됐어요.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소리들도 저에게는 다 노래의 영감이 되죠.

제가 재미있게 들었던 노래 중 하나가 ‘고창에서 의사를 만났네’라는 노래예요. 말소리와 웃음소리, 휘파람 소리도 들리던데
노래를 녹음할 때, 전원 만취 상태였어요. 지금 다시 들어보세요. 제 정신인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웃음) 이 노래는 저희 팬이었던 의사선생님을 보러가, 다 같이 복분자주 한 잔씩 마시고 즉흥적으로 만든 거예요.
고창군 홈페이지에 가면 그 노래 소개도 나와 있어요.
그때 저희 앨범 콘셉트이 전국의 몇 곳을 여행하면서 만들자는 거였어요. 다소 무모한 계획이었죠. 다짜고짜 소속사로 찾아가서 ‘이러한 콘셉트으로 노래를 만들 것이니 돈을 달라’고 했더니 안 주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제작해 준 거예요. 7일 동안 7개의 곡을 만들겠다고 무작정 출발했는데, 진짜 노래를 모두 완성해서 <일곱 날들>이라는 앨범까지 냈죠. 앨범을 보면 팬들 이름이 다 적혀있어요.

소규모를 보면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 같다.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대들에게는 무조건 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니면 놀았던 제가 이상해지니까. 다 같이 놀아줘야 제가 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저는 정말 자기가 재밌어 하는 것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다들 인지를 못하는 것이지 이미 하고 있거든요. 매일 이어폰을 귀에 꼽고 있는 친구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이미 하고 있는 거잖아요.
보통 사람들은 선을 그어요.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야’ ‘나는 왜 여기에만 매여 있을까’라고 말하면서 준비가 돼야만 어떤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이런 식으로 나눠서 생각하니까 본인도 힘들고 주변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소규모의 컴백을 기다리고 있다. 새 앨범 계획은 언제?
모르겠어요. 은지도 저도 다른 일을 조금씩 하고 있어서요. 그렇다고 소규모가 쉬는 것은 아니에요. 언제든지 불러주시면 열심히 공연할 준비가 돼 있죠. 그런데 앨범은 아직 계획에 없어요. 억지로 한다고 되는 작업이 아니거든요. 그냥 자연스럽게 둘이 타이밍 맞을 시기를 기다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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