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에 부푼 기대를 가진 신입생들이 입학하는 3월. 신입생들을 축하하기 위한 신입생 환영회 또한 매년 이어진다. 하지만 ‘술’이 절대 빠지지 않는 환영회에선 생각지도 못한 불상사가 생기곤 한다. 선배들의 강요에 못 이긴 신입생이 결국 과도한 음주로 인해 사망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신입생 환영회 뿐 아니라 술을 강제로 권유하는 등의 잘못된 음주 문화가 대학사회 전반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가운데 본교 학우들의 음주 실태와 학우들이 바라보는 본교의 음주 문화는 어떠할지 학우 285명에게 물어봤다.(4일~7일 진행, 신뢰도 95%, 오차범위±1.9%)

건전한 본교 음주 문화
10명 중 1명만이
술자리 및 술 강요받아

숙명인 36%,
잘못된 음주 문화 원인으로
타의적 음주 꼽아

 

개인 음주 현황
본교 음주 문화를 진단하기에 앞서, 학우들이 술을 얼마나 즐겨 마시고 있는 지에 대해 알아봤다.
설문 결과, ‘평소 술을 잘 마시는 가’라는 질문에 약 77%의 학우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답변을 보였고, 잘 마신다고 답한 학우는 23%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음주 빈도수를 묻는 질문에는 가끔 마신다는 답변이 49%로 가장 많았으며, 거의 마시지 않는 편(39%)이 그 뒤를 이었다. 자주 마신다고 답한 학우는 10%에 그쳤다. 조사 결과 본교 학우들은 대체로 적당한 음주를 즐기거나 음주를 하지 않는 편에 속했다.

본교 내 음주 경험
본교 학우들이 술을 처음 접한 시기는 대부분 대학 입학 후(52%)였다. 주된 경로로는 신입생 환영회(27%), MT(26%), 개강파티(22%), 동아리(15%), 축제(11%)를 꼽았다(복수응답).
그렇다면 과연 학우들은 이러한 학교행사 술자리에서 강요받은 적이 있을까. ‘강요에 의해 학교행사 술자리를 참석한 적 있나’라는 물음에 학우 1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학교행사 술자리에서 ‘강요’에 의해 술을 마신 적이 있는 학우는 9%로, ‘눈치가 보여서’‘과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서’와 같은 이유로 술자리 및 술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10명 중 약 9명 정도의 학우는 술자리 및 술에 있어 강요를 당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본교의 음주문화가 비교적 건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요하는 음주 문화 외에도 대학사회에서 문제시되는 음주 문화의 또 한 가지는 ‘배려 없는’ 음주 문화다. 본교는 과연 어떠할까. ‘자신이나 다른 학우가 만취상태였을 때 책임지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도와주는 것을 목격한 적 있나’라는 질문에 64%가 ‘그렇다’고 답해, 서로를 배려하는 음주 문화 또한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교 음주 문화
지난 2월, 본교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신입생들의 질문이 올라왔다. ‘술 게임을 못하는데 술을 꼭 마셔야 하나요?’‘술을 못 마시는데 억지로 마셔야 하나요?’ 이어 댓글에는 오리엔테이션을 이미 경험했던 2학년 이상 학우들의 ‘우리학교는 그렇지 않다’는 조언의 말들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실제 학우들이 생각하는 본교의 음주 문화는 어떨까. ‘본교는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편인가’를 묻는 질문에 79%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 뒤로는 보통이다(19%), 그렇지 않다(2%)는 답변이 이어졌다. 또한 ‘술이 약한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보장돼 있는가’라는 물음에 75%의 대다수 학우가 ‘그렇다’고 답했다.
본교 내 술이 가지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 술이 필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학우가 26%에 그쳤다. 또한 실제 술자리에서 술과 대화 중 대화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답한 학우들이 88%였다.
타 대학에 비한 본교의 음주문화 상태에 대해 절반 이상의 학우들은(53%) ‘매우 건전한 편’이라고 답했으며, 양호한 편(40%), 보통(6%), 약간 불건전한 편(2%)이 그 뒤를 이었다.
건전한 음주 문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의 근거는 무엇일까. 김현정(홍보광고 09) 학우는 “여자대학 특성상 음주 문화를 즐기는 분위기 보다는 개개인의 입장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형성된 것 같다”며 “또한 동성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해주는 배려 문화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또한 익명의 한 학우는 “학교를 다니며 술자리를 불가피하게 참석할 때가 있지만 ‘술을 먹어야 한다’는 강요는 받아본 적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본교는 술을 무조건 먹어야한다는 의무보다 본인의 의사를 가장 존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문 결과, 본교는 잘못된 음주문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타 대학 그리고 전반적인 대학사회와는 다르게 술이 학교행사에 있어 필수가 아닌, 단순히 친목을 위한 자유로운 술 문화가 형성돼 있었다.
건전한 음주 문화와 함께 생긴 에피소드가 있는 학우들도 몇몇 있었다. 정희영(의류 13) 학우는 “소수 학과이다 보니 똘똘 뭉쳐 재밌는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는 사람만 자유롭게 즐기는 편이다”며 “매년 흑 역사가 생기지만 큰 에피소드가 돼, 과 동기들과 더욱 친해지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김다희(영어영문 10) 학우는 “평소 선후배 간의 사이가 엄격한 편인데 한 술자리에서 다량의 폭탄주를 섭취한 후배가 선배에게 윙크를 날리는 등의 주사를 부리는 것을 목격한 적 있다”고 말했다. 강요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의 음주문화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줄 수 있다는 사례라는 것을 보여준다.

잘못된 음주문화 원인
비교적 건전한 음주 문화가 내재돼있는 본교 학우들에게 최근 대학사회의 음주 문화로 인한 사건ㆍ사고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원인으로는 ‘타의적인 음주’를 36%로 가장 많이 택했고, 기성세대 악습의 세습화가 26%, 벌주문화(19%), 음주문화 외 대안적 문화가 부재돼 있다는 답변이 12%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우는 “대학사회 내 잘못된 음주 문화는 기성세대의 악습에 의해 비롯됐다”며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경우 사회성이 떨어진다거나 화합할 수 없다는 편견이 잘못된 음주문화를 낳게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덧붙여 “술 이외에도 문화 활동 등을 통해 더 좋은 인간관계를 얼마든지 형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음주 문화 외 대안적 문화가 부재돼 있는 대학사회에 대해 박예은(정치외교 14) 학우는 “강요하는 음주문화를 없애는 것이 가장 우선시 돼야하며, 본인 또한 타의적인 음주가 아닌 자신의 주량에 따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재 대학은 신입생 환영회 뿐 아니라 어떤 곳에서도 술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는 잘못된 음주 문화가 형성돼 있다. 배려는 사라진 채 무조건 ‘부어라~마셔라’강요하는 문화가 심각한 대학사회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본교는 대학사회 흐름과는 반대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음주 문화가 형성돼 있어, 올바른 음주 문화에 앞장서고 있었다.
현재 각 대학에서는 폭주를 척결하는  절주 동아리가 생겨나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서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도 좋지만 각 대학마다 개개인의 주량을 존중하며 강요 없는 친목의 한 수단으로써 음주 문화를 바라보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