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과 지구인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20%를 웃도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뜨거운 관심 속에서 막을 내렸다. 우주와 외계인을 소재로 다룬 각종 컨텐츠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도심 한 가운데 등장한 미확인 비행물체와 외계인이 보냈다고 주장하는 각종 기하학적인 사인들은 우주라는 영역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 흥미로운 분야는 많은 천체학자들과 우주과학자들의 연구대상이다. 그렇다면 외계생명체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우주의 생명체, 그 가능성을 짚어봤다.

1. 외계인의 흔적이라고 알려진 것들, 과연 사실일까?

  현재 우리는 외계인을 비롯한 외계 생물체가 존재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미확인 비행물체, 또는 우주비행선의 추락, 크롭 서클 등은 외계인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근거로 제시돼왔다. 과연 이런 현상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며 외계인 존재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부분의 크롭 서클은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지난 수십 년 동안 여러 개의 외계 비행물체가 숲이나 군사지역에 추락했다는 주장에 대해 우주생물학자들은 정확한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우주생물학자들은 UFO나 외계인에서 관심을 돌려 과학적으로 조사와 탐사가 가능한 범위의 우주생물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바로 태양계 다른 곳에서, 또는 그 밖의 영역에서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2.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3요소

  지구를 제외한 다른 별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크게 3가지 요소, ‘유기분자’, ‘액체상태의 물질’,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모든 생명체는 유기분자로 구성된다. 스스로 세포 구조를 만들고 번식을 할 수 있는 유기분자는 생명체를 이루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그 자체로는 살 수 없지만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가 된다.

  유기분자 뿐만 아니라 생명체는 물과 같은 액체를 필요로 한다. 물속에서 유기분자들은 혼합되고 상호작용을 하고 더 복잡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액체는 분자들을 이동시키는 데 가장 적합하다. 분자는 고체를 통해서는 쉽게 이동하지 못하고, 기체 상태에서는 쉽게 퍼져버린다. 태초의 지구 생명체도 바다 속에서 시작된 것을 생각하면 액체가 생명체 탄생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요소는 에너지원이다. 에너지원은 미생물부터 인간까지 모든 생명체를 활동하게 하는 화학반응의 동력이 되는 역할을 한다. 지구의 경우에는 태양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3. 지구를 보면 생명이 보인다.

  생명체가 없던 원시 지구의 표면은 단단한 현무암으로 이뤄져있었다. 대기는 이산화탄소와 강한 화산활동으로 생긴 황산으로 구성돼 생명체가 살기 힘든 조건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큰 사건 이후, 지구에 생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소행성 충돌이다. 강한 충돌의 영향으로 지구 표면이 녹고 더 큰 행성이 생겼다. 우주로 날아간 용해된 암석은 덩어리로 합쳐져 지구의 위성인 달이 됐다. 그러나 지구 외의 다른 행성들도 거대한 충돌에 의한 변화를 겪었다. 초기 태양계 행성들은 충돌을 겪을 때마다 점점 더 커졌다. 오늘날의 수성, 금성, 지구, 화성 4개의 태양계 행성들 역시 충돌에 의해 생긴 것이다.

  충돌 이후 뜨겁게 달궈진 행성이 수백만 년에 걸쳐 식으면서 증기가 응결됐다. 응결된 증기는 비가 됐고, 결국 바다가 지구표면을 덮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구는 물과 에너지를 얻었다. 그렇다면 유기분자는 어떻게 지구에 나타났을까. 우주의 먼지와 수많은 소행성 속에는 글리신이라는 유기물질이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단백질과 효소를 구성해 모든 생명체를 만든다. 글리신이 들어있는 혜성이 지구와 부딪히며 생명체의 필수 요소인 유기물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입증됐다.

4.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태양계 내 위성들

  8개의 태양계 행성(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공전하는 천체를 위성이라고 한다. 현재 태양계 밖의 행성과 위성을 탐사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태양계 내 위성들에서 생명체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타이탄

  토성의 궤도 62개 위성 중 가장 큰 위성인 수성보다 큰 타이탄은 짙은 오렌지색 연무에 둘러싸여 있다. 1997년 타이탄으로 보낸 소형 탐사선(카시니호)은 최초로 구름과 연무를 뚫고 타이탄 촬영에 성공했다.

  타이탄은 지구처럼 산과 계곡으로 덮여있다. 매끈한 암석들이 발견됐고, 그 주변의 땅은 젖어있었다. 지구의 가장 큰 호수들과 비슷한 크기의 호수도 발견됐다.

  현재 태양계에서 표면에 액체가 있는 천체는 지구 외에 타이탄이 유일하다. 타이탄의 기온은 영하178도, 만약 그 액체가 물이라면 얼어있어야 한다. 그러나 호수에 반사된 적외선 분석 결과, 타이탄 표면의 액체는 물이 아니라 액체상태의 메탄과 에탄으로 밝혀졌다. 두 물질은 인화성과 휘발성이 강한 가스로 알려져 있다.

  지구와 타이탄은 닮은 점이 있지만 극명하게 다른 환경을 지녔다. 메탄액체 속에서 유기분자가 혼합돼 생명체가 생긴다면 그 생명체는 지구상의 생명체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될 것이다. 그 증거가 발견된다면 지구 밖의 생명체에 대한 정의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우주생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유로파

유로파는 목성의 수많은 위성 중 하나다.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얼음으로 뒤덮인 바다가 있다. 표면에는 수많은 줄무늬가 새겨져있는데, 이는 목성의 중력에 의해 갈라지고 메워지며 생긴 자국이다. 이 과정에서 유로파의 내부에는 마찰로 인해 열이 발생했다. 목성이 유로파의 내부를 녹여 거대한 바다를 만든 것이다. 자기장 측정 결과 유로파 내부에는 전기가 흐르며 지구의 2배 크기의 염분이 있는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로파는 햇빛 없이 에너지원을 어떻게 얻을까?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우주생물학자들은 햇빛이 들지 않는 북극의 깊은 바다를 조사했다. 햇빛이 없는 해저 바다 속에는 화산활동으로 지표아래 뜨거운 열이 분출되는 열수공이 있다. 그 열수공의 에너지로 해저 미생물들은 유황, 수소, 메탄을 화학적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발견은 유로파의 생명체 존재가능성을 높였다. 액체상태의 물과 에너지원, 그리고 혜성이 가져다 준 유기물질까지 유로파에는 생명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지구와 거리가 멀고, 수 킬로미터의 얼음을 뚫을 수 있는 장비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탐사에 어려움이 있다.

5. 제2의 지구를 찾아서

  별에서 온 ‘도민준’과 같은 멋있고 완벽한 외계인은 역시 드라마 속에서나 나오는 인물인 것일까. 드라마 종영과 함께 외계인과 사랑에 빠졌던 우리도 꿈에서 깨어나야 할 시간이다. 광활한 우주공간에 문명을 가진 외계인은커녕 아메바 같은 단세포 생물조차 찾지 못했다는 사실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구 곳곳의 산성, 독성이 강한 지역에도 미생물들이 존재한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빙하에서부터 가열상태의 온천, 자외선복사가 강타하는 사막과 수 킬로미터 지하의 광산, 그리고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해구에 이르기까지. 극한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미지의 천체 어딘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도민준이 살던 별이 400년간의 주기 궤도를 다시 돌아올 때쯤, 진짜 외계인이 지구에 발을 내딛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참고자료: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제프리 베넷 저

EBS TV프로그램<세계의 눈>-제2의 지구를 찾아서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