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이 입학했다. 남들이 보면 헷갈릴 정도로 비슷한 생김새인 두 명의 신입생. 1분 차이로 세상 밖에 나온 쌍둥이인 그녀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한다. 비슷한 외모에 같은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이제는 대학마저 같은 꼭 닮은 그녀들. 하지만  입학 준비방법부터 배우고 싶은 전공까지 모두 달랐던 그녀들이 어떻게 같이, 동시에 숙명여대 14학번으로 입학할 수 있었을까. 신연경(경영 14)(왼쪽), 신윤경(나노물리 14),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교에 함께 입학한 소감이 궁금하다
연경(이하 연): 정말 좋아요. 초, 중, 고 모두 같은 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생활에서 가장 걱정됐던 것이 친구관계인데, 둘 다 ‘아싸(아웃사이더)는 안 되겠구나!’ 하고 안심했죠.(웃음)


윤경(이하 윤): 연경이가 수시이고 제가 정시였기 때문에 연경이가 먼저 합격했어요. 저는 마음 졸이면서 추가합격 결과를 기다리다가 결국 오리엔테이션 가기 바로 전날에야 합격 통보를 받았죠. 연경이와 같이 오리엔테이션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하루 종일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어요.

쌍둥이가 같은 대학에 입학했다. 우연인지
연: 우연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숙대의 수시 발표 날짜가 타 학교 발표보다 훨씬 늦었거든요. 계속 떨어져서 걱정하던 도중 놀랍게도 가장 마지막 발표 순서였던 숙대에서 합격이라는 통지를 받았죠. 그 후에 윤경이도 정시로 숙대를 넣는다는 소리를 듣고 왠지 같은 학교에 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어요.


윤: 저는 사실 여대보다 공대를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수시가 모두 떨어져서 저에겐 정시만이 대학을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죠. 그러던 중 연경이가 숙대에 합격하면서 같은 학교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저 또한 합격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신기하게도 숙명여대에 함께 입학하게 된 거죠. 숙대에 함께 올 수 있던 것은 아마 운명이 아니었을까요?(웃음)

주변의 반응이 궁금한데
연: 우선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셨어요. 먼저 발표된 제 합격 통보를 듣고 같이 우셨는데, 둘 다 숙대에 입학하게 된 것을 아시고 그동안 같은 학교에 가려고 계속 불합격 됐던 거 아니냐면서 웃으셨죠.


윤: 쌍둥이가 같은 학교에 갔다는 사실에 주변에서 모두들 신기해했어요. 어떤 분은 ‘너네는 쌍둥이라서 대학교도 같이 가니?’하면서 놀리셨죠.  

경영과 나노물리, 전공이 다르다. 원래 관심사가 다른지
연: 전 사실 공무원이 꿈이에요. 솔직히 공무원은 어떤 전공을 하든지 큰 상관없잖아요. 물론, 행정학과에 가면 유리할 수 있지만 전 제가 관심이 있는 전공을 배우고 싶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경영에 관심이 있어서 가상으로 경영그룹을 만들어보거나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탐구를 하는 등의 활동까지 했었기 때문에 경영학과를 선택하게 된 거죠.
 하지만 관심사가 정반대인 것은 아니에요. 중학교 때 과학중심반에 들어갈 정도로 과학에도 흥미가 많았거든요.


윤: 저는 사실 구체적인 꿈은 없었지만 아버지가 한국전력공사에 다니셔서 전자ㆍ전기나 반도체에 흥미를 갖게 됐죠. 그래서 제 관심사와 관련된 나노물리학과를 선택한 거예요. 하지만 문과 쪽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기회만 된다면 문과 계열의 복수전공을 해 볼 예정이에요.  

평소 사이는 어떠한가
연: 좋지만 사실, 윤경이가 더 동생이다 보니 어리광이 더 많은 것 같고, 시키는 일을 한 번에 안한 적이 많아서 그 때마다 효자손으로 한 대 때리고 싶었죠.


윤: 저도 언니한테 가끔 불만이 있어요. 항상 같은 일을 해도 생색은 혼자 내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이런 일들로 인해 가끔 싸우긴 하지만 부모님보다 오히려 연경이에게 더 의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 이렇게 서로 가끔씩 티격태격해요. 하지만 항상 서로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돼 주는 것 같아요.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윤경이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에 항상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곤 하죠. 고마워요.

쌍둥이였기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연: 저희가 쌍둥이이긴 하지만 실제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인지 특별히 재밌는 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둘 다 소심한 편이라 해보고 싶었던 것을 못한 적은 있죠. 만우절에 수업을 둘이 바꿔서 들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시도조차 하지 못했어요.


윤: 에피소드는 특별히 없지만 어디를 가나 항상 주목은 받아요. 중ㆍ고등학교 때에도 쌍둥이라는 이유로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장난치는 등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입학한 후 꿈꾸는 대학생활은
윤: 하고 싶은 활동이 정말 많아요. 동아리도 해보고 싶고, 학생회나 학회 등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이 많은 활동을 다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돼요.
 또 미팅을 꼭 해보고 싶어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미팅에 나가서 남자를 휘어잡고 싶기도 해요(마시던 음료를 엎으며).


연: 전 아무래도 저희가 쌍둥이이다 보니 함께 과탑을 하는 상상도 해봤고요. 특히 둘 다 성적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니는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두 명의 딸이 됐으면 좋겠어요.

서로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연: 앞으로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씩씩하고 너답게 헤쳐 나가기를 바라. 너 옆에는 항상 쌍둥이 언니, 내가 있다는 걸 기억해줘.


윤: 우리가 아무리 쌍둥이라곤 하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넘어서 대학교까지 같이 온 건 대단한 행운 같아. 우리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면서 잘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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