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너를 기다린다(痙攣에게)

- 강은교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불쑥 나타날 너의 힘을 기다린다
너의 힘이 심줄들을 부드럽게 하고
너의 힘이 핏대들을 쓰다듬으며
너의 힘이 튀는 침들을 길 밖에 멈추게 할 때
너의 힘이 눈부신 햇살처럼
민들레 노란 꽃잎 속으로 나를 끌고 갈 때
내가 노란 민들레 속살로 물들고 말 때
얼음의 혓바닥이 흔들거리며
얼음의 왼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왼다리가 사라지고
이윽고
얼음의 오른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오른다리가 사라지고
낮게 낮게 흐르는 눈물이 시간이 될 때
그때를 기다린다
아무도 몰래 너를
이 바람 찬 세상에서


바람 찬 겨울날과 같은 세상 속에서 매일 심줄과 핏대를 세우고 침을 튀기며 세상과 싸우느라 지쳐있나요? 시의 화자는 절망 속에 있는 듯하지만 ‘너’의 존재가 있기에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화자가 기다리는 ‘너’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연인, 아니면 어떠한 화합의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얼어붙은 혓바닥과 두 다리를 녹여줄, 민들레 속살로 물들여줄 ‘너’는 누구, 무엇입니까?
이제은(인문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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