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예술고등학교 김혜민

스프링

식당에 딸린 작은 놀이방 안
아이들이 트램펄린을 뛴다.
퉁,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천장을 향해 뛰어오르는 아이들
즐거운 얼굴로 깔깔거린다
천장이 부딪힐 것 같아

발바닥 아래에서
연신 구부러졌다 펴지며
아이들을 퉁겨 올리는 스프링의 거대한 힘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오를 때
아이들은 스프링의 속성을 가진다

끝없이 돌고 도는 스프링의 속성
어쩌면 그속에 스며있을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수없이 응축된 계절의 힘이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 것 아닐까

뛰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면
주위를 둘러싼 나설고 앳된 얼굴들
다 자란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엄마 손을 잡은 아이 하나 놀이방으로 들어온다
트램폴린 위에서 새롭게 흔들리는 아이
엄마는 곁에 앉아 뛰어오르는 아이를 본다
오래 전 그렇게 뛰던 자신을 본다

퉁퉁 뛰어오르며 순식간에 자란 아이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모두 스프링의 궤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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