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유투브에서 ‘아빠어디가’ 의 민국, 민율이가 나오는 영상을 봤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여 행에 따라가고 싶은 민율이와, 민 율이 모르게 출발하려고 007 작 전을 펴는 민국이 부자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그런데 몇몇 뜻밖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민국이가 차 문을 너무 세게 닫았다며 동생한 테 매정한 것 아니냐는 내용이었 다. 민율이가 고집이 세서 보기 안 좋다는 얘기도 있었다. 왜 이 런 댓글을 썼는지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황당한 마음이 더 컸다. 언제부터 이렇게 남의 자식교육에 큰 관심이 있었 나 싶었다. 사람들은 이처럼 ‘남 얘기’ 하 기를 너무도 좋아한다. 다른 사람 얘기, 특히 잘못을 꼬집고 헐뜯는 얘기는 어쩜 그리 재미있는지 모 른다. 인터넷상에서는 익명이 보 장되니 더욱 더 그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요즘 각종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웃어넘길 정도를 한참 넘어선 것들이 많다. 연예인 들은 툭하면 도마에 오르고,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욕을 먹는다. 세 상에는 좋은 사람들도 많은데, 왜 우리가 마주하는 댓글이나 듣게 되는 이야기는 건강하지 못한 ‘남 얘기’가 태반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을 깎 아내리려는 욕망이 있는 듯하다. 어떻게 해서든 다른 이를 깎아내 서 나 자신을 좀 더 높이려는 마 음, 이것이 ‘남 얘기’의 시작이다. 나부터도 그렇다. 내가 누군가에 대해서 트집 잡고 작은 일로 아 니꼬워할 때, 내 감정을 돌아보면 그 미움이 그 사람에 대한 ‘시기 어린’ 관심에서 비롯했음을 알게 된다. 남 얘기라고 쉽게 험담했던 우리들 자신, 그 마음들을 다시 돌아볼 때다. 사람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할 때 자기도 모르게 그 상대의 감 정을 닮는다고 한다. 상대가 웃고 있으면 나도 기분 좋아지고, 상 대가 찡그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 면 나 역시 기분이 나빠진다는 소 리다. 찡그리며 하는 ‘남 얘기’가 다른 사람 역시 찡그리게 할 것은 자명한 일, 웃으면서 살기 위해서 는 모두들 그런 ‘남 얘기’를 줄 이는 것이 좋겠다. 각박한 세상이 지만 나부터, 조금이라도 덜 각박 하도록 노력해보는 게 어떨까. 나 자신을 높이기보다는 남을 높여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서 로에게 웃음을 전하는 이들이 많 아지기를 바란다.(한국어문12 김주영)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