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식당 미소찬과 도서관 휴의 가격이 인상된 지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두 달이 지났는데 급작스레 본교의 학생식당과 관련 사안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 포털 사이트에 ‘숙대’를 치면 ‘숙대 바나나’가 자동 검색어로 뜨는 정도이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신세계푸드가 학생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2011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다. 신세계푸드 측에서 가격 인상을 한 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공지를 했다. 이에 당시 총학생회 ‘진짜총학생회’와 협상해 2013년 8월까지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으며, 인상 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한 것이다.

그 후로 올해 8월 말, 다시 인상 공지문이 커뮤니티 ‘숙명인 게시판’에 게재됐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시기였고, 최저임금ㆍ물가지수 등이 상승해 식단가를 인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3월에 이은 두 번째 인상 시도였다.

총학생회 ‘새날’은 학생과 별도의 협의 없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신세계푸드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신세계푸드는 ‘협의 과정이 부족했던 점에 대한 사과한다’며 10월 중 학식 이용자들에게 요구르트를 제공하거나 중간고사 기간 중 선착순 바나나 500개를 지급하겠다는 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후에 바나나 500개에서 1,000개로 수량을 늘려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해당 글에는 ‘여기가 숙명여자유치원입니까?’ ‘농락하십니까?’라는 부정적인 댓글뿐이었다.

새날은 신세계푸드 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자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숙명인 게시판을 통해 약 60명, 페이스북을 통해 약 150명, 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약 150명의 의견을 수렴했다. 수렴 결과 90%의 학우들이 학생식당 불매운동에 찬성했고, 지난달 28일부터 1,500원짜리 반값밥차가 시작됐다.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지속되자 7일(목), 총학생회장과 본부 측, 신세계푸드가 함께 회담을 진행했다. 박명은 총학생회장은 “이번 회담은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2차 회담을 통해 요구안을 제시하고 의견을 좁혀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1차 회담에서 결정된 사항은 최종 협상이 끝날 때까지 총학생회와 본부, 신세계푸드 측 모두 언론 노출을 자제하자는 것이었다. 언론에 많이 오르내릴 경우 서로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인상된 학생식당 메뉴 가격은 다시 인하될 수 없다. 계약 당사자인 신세계푸드와 본부가 가격인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상태기 때문이다. 총학생회장은 “2011년과 현재의 관재팀 담당 직원이 달라, 과거 신세계푸드와 학생기구 간에 어떤 마찰을 빚었는지 몰랐을 것”이라며 “학교 입장에서는 계약 사항에 대해 철저히 검토를 하고 결재를 했던 것이지 의견수렴과정에 대해 물어봐야 한다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나단비(중어중문 12) 학우는 “학생들에게 한마디의 말도 없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신세계푸드 측보다 학교 측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학교는 학생과 기업의 소통 창구가 돼야 하는데 이번 상황은 학생들을 생각지 않은 처사이다”고 말했다.

2차 회담은 이번 주 중에 열릴 예정이며 구체적인 날짜는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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