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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 쓴 사람만 알고 낸 사람은 모른다
이혜진 기자  |  smplhj8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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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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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별 학생회비 예·결산안 실태보고

4차 전학대회서 예·결산안 공개 의무화
학생회 자체적으로 회비 책정해 논란 일기도
과 회계에 적극적인 관심 필요해

지난 해 4월, 본교 커뮤니티 ‘숙명여대 에브리타임’에서는 과 학생회비 논란이 불거졌다. 상당한 돈을 학생회비로 냈지만 중간고사 간식의 선착순 배부로 인해 간식을 못 받은 학생들이 다수 나타났고, 자신의 학생회비 사용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논란이 시발점이 돼, 지난 4월 30일 열린 4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는 ‘과 학생회비 예·결산안을 학과생들에게 공개하되 방법은 학과의 자율에 맡긴다’는 안이 통과됐다. 통과 후 4개월이 지난 지금, 본교의 43개 과(피아노, 컴퓨터과학 제외)를 대상으로 과 학생회비 예·결산안 실태를 알아봤다.

◆ 학과별 학생회비 현황
과 학생회비 납부 방식은 거의 동일했다. 매 학기 회비를 걷는 관현악과를 제외한 모든 과가 1학년을 대상으로 학기 초에 4년 치 학생회비를 완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학생회비의 액수는 과별로 천차만별이었다. 수학과가 10만원인 반면 관현악과는 8학기 기준 40만원이 책정돼, 액수의 편차가 30만원에 달했다.

  생활과학대와 문과대는 올해부터 학생회비의 액수를 동결하기로 해 생활과학대 21만원, 문과대가 15만원으로 고정된 금액이었다. 본교 문과대 학생회장 이정민(인문 10) 학우는 “과별로 학생회비를 걷는 액수가 각각 다르지만 사용내역을 봤을 때 문과대 안에서 사용처가 차이가 없어 같은 단대 안에서 일괄적으로 똑같은 금액을 걷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대비 학생회비가 오른 과는 총 *7개(수학, 아동복지, 생명과학, 성악,작곡, 교육, 미디어)였으며 나머지 학과는 작년과 동일한 금액을 유지했다. 이중 가장 변동폭이 큰 학과는 미디어학부로, 작년에는 12만원이었던 학생회비가 올해 20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김가영(미디어 11) 학생회장은 “지난 5, 6년간 물가는 상승된 반면 학생회비 납부액은 동결돼 전체적인 예산을짜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기존에 남은 예산도 없는데다 질 좋은 간식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많아 학생회 자체적으로 논의해 올해부터는 20만원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미디어학부 13학번 학우는 “최근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고 하더라도 학생 입장에서는 20만원이라는 과 학생회비가 아주 부담스럽고 그만큼의 혜택을 학생회로부터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며 “학생회비가 남으면 비축해두기 보다는 남은 금액을 학생들에게 돌려준다든지, 걷는 금액을 축소시킨다든지 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외 학과 행사의 경우 학생회비로만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학과에서 따로 보조해주는 금액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연례 행사인 엠티나 기타 워크샵의 경우에도 펜션 임대비를 지원해주는 형식으로 학과 금액이 일부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책정 주체와 기준
학생회비 책정은 대다수의 과가 학생회 주관으로 액수를 결정하고 있었다. 이나현(나노물리 11) 학생회장은 “나노물리학과에서는 전년도에 썼던 돈을 합쳐서 신입생들의 숫자로 나눠 필요한 돈만큼 학생회비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부분의 과가 학생회 자체적으로 과 사정에 따라 학생회비 금액을 결정하고 있었으며, 학과 교수나 조교들과 논의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에 중어중문학부의 한 학우는 “학생회비를 내야할 때 어디에 쓰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도 않은 채 납부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어디에 쓰는지도 모르고 회비를 냈다”며 “학생회가 임의로 예산을 결정해 회비를 걷기 보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먼저 취합해 예산 결정에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회비를 미리 완납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우도 있었다. 김상아(문헌정보 10) 학우는 “4년치 학학생회비가 아닌 1년이나 한학기 단위로 학생회비를 걷었으면 좋겠다”며 “4년치를 한번에 내니 금액이 커지고 등록금과 입학금을 내는 시기에 돈이 같이 나가서 상대적인 부담이 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교에 들어와서 반수나 재수를 해 졸업할지도 불명확한 상황에서 1학년이 4년치 학생회비를 모두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예·결산안 공개 여부
학생회비 논란의 핵심 쟁점은 예·결산안의 공개 여부였다. 이예진(컴퓨터과학 13) 학우는 “학생회비는 학생 입장에서 큰 돈인 만큼 어디에 쓰이는지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해가 생기기 전에 투명하고 정직하게 예·결산안을 공개하는 것이 학생회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사에 응한 43개 과 중 11개 과가 현재 예·결산안을 비공개 중이었지만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었으며, 공개하는 과들 중에서도 3개 과가 따로 공개적인 장소에서 발표하는 것이 아닌 과방에 장부를 비치해놓는 형식이었다. 이에 한예원(교육 11) 학생회장은 “저학년들 입장에서는 장부 열람에 대해 요청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한다”며 “교육학부학생회에서는 모든 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과방 게시판에 영수증과 결산안을 게재해 놓는다”고 밝혔다.


◆ 실효성 의문 제기돼
한편 학생회비 예·결산안 공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우도 있었다. 아동복지학과의 모 학우는 “학생회비 예·결산안을 게재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지 잘 모르겠다”며 “예산이 어디 쓰이는지 안다고 해도 일방적으로 통보만 받는 형식이고, 회계 장부라는 것이 세부적인 항목 하나를 빼돌린다고 해도 학생
들은 알 수 없기 때문에 크게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도 14개의 학과만이 영수증을 공개적인 장소에 게재하거나 안내했을 뿐 나머지 학과는 아예 공개하지 않거나 문의했을 시에만 장부를 공개했다.

  또한 회계 장부가 잘못 기록되거나 아예 공개가 되지 않았을 시 규제할 방안이 따로 없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본교 총학생회장 박명은(인문 10) 학우는 “현재 우리 학교에는 과 학생회의 장부를 감사할 수 있는 기관이 따로 없다”며 “해당 과 학생회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결산안 장부의 공개를 거부하거나, 장부의 내역이 실제 사용 금액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전학대회를 통해 권고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김해나라(인문 08) 학우는 “예·결산안에 대해 문제점이나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는 공식적인 그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이 회계장부에 의구심을 가지고 용기 있게 질의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묵살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해결 방안은
학생회비 예·결산안의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은 비단 학생회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43개 과에 문의해본 결과, ‘문의 시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게 했으나 실제로 보러 온 학우는 거의 없었다’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회 간부는 “회계장부를 자주 열람해 학생회를 감시하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이자 의무”라며 “학생회는 학생들이 회계장부를 자주 열람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으니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회계장부를 자주 열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영어영문학부의 한 학우는 “여태껏 학교에 다니면서도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자세히 모르고 있었고 당연히 알아야 하는 내용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반성한다”며 “이번에 예·결산안이 공개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는데, 장부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
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중어중문학부의한 학우는 “예·결산안 공개를 의무화 한다고 해도 과가 전체적으로 수직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장부를 열람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부 열람을 요구하는 학우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회의 태도가 좀 더 수평적이면
좋겠고 학과 학생들과 함께하려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육학부와 아동복지학부는단과대학 학생회비 일률화에 따라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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