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는 졸업을 해 사회에 나가 어떤 사람이 돼 있을까’. 몇 년 전에는 우
리와 같은 고민을 하며 같은 캠퍼스를 걸었을 선배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돼 한 사람 몫을 하고 있다.
이번 숙대신보에서는 창간기념일 특집으로 본교를 졸업해 언론에 종사 중인 기자선배를 만나 기자 생활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기자가 되기까지 거친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매일경제>에 재직 중
인 권한울(정보방송학 06졸업) 기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자라는 직업을 꿈꾸게 된 특별한 계 기는 무엇인가

기자라는 꿈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 은 KBS 교양시사프로그램의 인턴활동 을 하면서예요. 그 전에는 언론사에 들 어가야겠다는 생각만 막연히 갖고 있었 죠. 대학시절동안 토론이나 글쓰는 활동 을 하면서 말하고 글쓰는 직업에 흥미를 갖게 됐거든요. 시간이 흘러 졸업이 다가오며 그동안 꿈꿔왔던 것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어 요. 막연한 꿈이었던 기자가 적성에 맞 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KBS 교양시사프 로그램 인턴활동을 지원하게 됐죠. 인턴활동을 하던 중 속눈썹 연장술에 관심이 많은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호기 심을 갖게 됐고, 그에 대해 알아보기 시 작했어요. 찾아보니 식약청에서 승인 받 지 못한 본드를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곳 들이 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보통 인턴은 기획안을 내지 않지만, 저는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바 탕으로 취재기획안을 제출했어요. 놀랍 게도 제 기획안이 통과됐고 실제 취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죠. 직접 발 로 뛰며 준비한 기사는 기획부터 끝까지 제 손을 거치게 됐어요. 취재한 내용이 방송을 타며 사람들의 반응이 돌아오기 시작했어요. 옆집에서 불법 시술을 하고 있다는 제보부터 자신
의 가게는 불법적인 시술을 하지 않는다 고 밝히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반응들이 었죠. 제가 취재한 결과들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면서 본격적으로 기자를 꼭 하고 싶 다는 마음을 먹게 된 거예요.


경제 기자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학교 때 경제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 할 정도로 경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 히 경제기사는 전문성을 띤다는 점이 마 음에 들었죠. 또한 일반 정치, 사회 등 사건ㆍ사고 와 관련된 기사의 경우, 미디어매체의 발달로 인해 개인 SNS를 통해서도 쉽 게 접할 수 있어요. 반면, 경제기사는 전 문 분야라서 개인이 정보에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에 독자들이 시간을 내어 기사를 찾아보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 죠. 능동적으로 기사를 찾아주는 독자들 이 있으니 신문의 생명력이 더 오래가고 가치가 발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2010년 <매일경제>에 입사를 했어요. 지 금은 주식발행시장을 취재하는 증권2부 에서 일하고 있어요.
‘꿈꾸던 기자’와 ‘현실에서의 기자’ 사이의 괴리감은 없나 대기업을 비판하는 기사를 쓴 적이 있어 요. 그런데 발간된 신문에는 제가 기획
했던 대기업 기사 대신 다른 기사가 실 려 있었죠. 대기업 측에서 광고국에 압 박을 넣어 의미가 있는 기사임에도 엎어 지게 만든 거예요. 이런 경우가 종종 있 을 때마다 큰 자괴감을 느껴요. 정의실현을 하는 기자가 되려고 죽기 살기로 노력했는데, 현실에서는 자본주 의 논리에 의해 열심히 쓴 기사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때면 기자로서 정말 답답하죠.


힘든 고충을 겪으면서도 기자 일을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자는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이기 때문 이죠. 기자라는 신분은 소외층부터 대통 령까지 다 만나볼 수 있잖아요. 제가 만 약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면 만나지 못했 을 사람들인데 말이에요. 여러 사람들의 압축된 경험과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정 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인 것 같아요. 꿈꾸던 기자와 현실의 기자 사이의 괴 리감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꿈꿨던 만큼 뿌듯함을 느낄 때도 많아요. 주위사람들 이 ‘기사 정말 좋았어’라고 말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사실 독자에게 좋은 반응이 오는 기사 가 더 좋은 기사지만, 일하면서 자주 마 주치는 상사나 동료 또는 가족들 같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직접 칭찬을 들을 때
‘기자하기 정말 잘했어’라는 생각이 드 는 것 같아요.(웃음)


본교 재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대학교 때 끊임없이 도전을 하는 학생이 었어요. 숙명토론대회에 참가했던 것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대회에 총 3번이 나 참가하면서, 3번째 출전했을 때는 대 상을 받는 기쁨을 맛봤죠. 상을 받기까 지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여 기서 포기한다면 앞으로 더 힘든 일을 마주했을 때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 각이 저를 계속 도전하게 만들었어요. 숙명토론대회에서 우승한 이후에 자신 감이 생겨 다른 활동에도 주저하지 않고 참여하게 됐죠. 한국어토론 뿐만 아니라 영어토론에도 참가하는 등 좀 더 새로운 일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러한 다양하고 색다른 활동들을 경험한 것이 후에 빛을 발하게 된 것 같아요. 대학 시절의 도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가

거시경제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 히 생활경제기자가 되고 싶어요. ‘예 금ㆍ적금은 어디에 들어야 하는가’와 같 은 소비자 입장에서의 고민과 문제를 기 사로 다루고 싶었기 때문이죠. 제가 평소 갖고 있는 신념이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사를 쓰 는 기자가 되자’거든요. 자신의 목소리 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 모르는 노약자, 장애인 또는 경제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신문의 지면 한 켠에 목소리를 대 신 내줄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향한 한마디

 기자가 되고 싶다면 혼자 준비하기보단 본교에 있는 명언재에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해요. 명언재에서는 현직 기자나 논 설위원 등이 주제를 주고 학생들은 해당 주제로 글을 쓰며 수업을 들어요. 특히 자신의 글과 다른 학생의 글을 비교하며 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어 요. 제 글의 문제점을 발견하면서 다른 사람의 장점을 배울 수 있었거든요. 또 한 최신시사상식, 신문은 물론 영화, 뮤 지컬, 책까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보세요. 세상을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모 든 분야를 알아가다보면 기자의 꿈을 이 루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모든 후배들에게는 ‘짧은 대학시절을 후회 없이 보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요. 대학시절 휴학도 하지 않은 채 해외 여행 한 번 못간 것이 아직도 후회되거 든요. 혼자 배낭여행을 가는 등 색다른 경험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이야 기로 만들 수 있도록 대학시절을 알차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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