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스마트폰의 알람을 확인하는 여대생 A씨. 그녀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길 매 시간마다 기다린다. 지인이 해주는 소개팅일까? 아니다. 그녀에게 매일 매 시간 이성을 소개시켜주는 어플은 바로 젊은 층들에게 인기있는 ‘소개팅 어플’이다. 조금은 위험할 수도, 새로운 소개팅 문화의 하나일 수도 있는 소개팅 어플, 어떠한 서비스이며 소개팅 문화의 최신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현상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아보자.

 

소개팅 어플이란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소개팅 어플’이 인기를 얻고 있다. 소개팅 어플이란 소 셜 네트워크 데이팅(이하 소셜 데이팅) 의 일종으로,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이 뤄지는 데이팅 서비스를 뜻한다. 소셜 데이팅(Social Dating)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기반의 온라인 데이팅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며 기존 온라인 데이 팅 서비스와는 웹사이트를 통한다는 점 에서 차이가 있다. 면대면 소개팅은 주선자를 통해 만남이 이뤄지지만 소개팅 어플 경우에는 주선 자 없이도 소개팅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개팅 어플의 출발

  2010년, 한국사회는 SNS 열풍이 불었 다. 이에 따라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 이 등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2010년 5월 에 ‘이음’이란 어플이 국내 최초로 소셜 데이팅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국내언 론에 의해 많은 소셜 데이팅이 소개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모바일 앱 범주에 속해 있는 소개팅 어플은 총 70여 개다.  이러한 소개팅 어플은 해외에서는 이 미 몇 년 전부터 보편화돼 있었다. 미국 의 ‘match.com’, 영국의 ‘Badoo’, 중국 의 ‘Jiayuan’ 등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지난 2009년 온라인 데이 팅 서비스 업체 수가 1천400여개로 소셜 커머스 못지않은 열풍을 일으켰다. 소셜 데이팅이 일상이 된 해외 추세에 따라 2010년 5월, 국내 최초로 소셜 데이팅 서 비스를 도입한 것이 ‘이음’이다.  이음 박희은 대표는 ‘실제 오프라인 소 개팅의 경우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너 무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이를 계 기 삼아 실제 만나기 전 서로에 대한 정 보와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소개팅 어 플을 만들게 된 것’이라 소셜 데이팅 서 비스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매력적인 ‘맞춤형 소개팅’

  한국사회는 과거부터 온라인 채팅과 관 련된 악용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온라 인이나 SNS와 같은 비대면 방식의 만남 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소개팅 어플, 소셜 데이팅’을 검색해본 결과, 소개팅 어플 관련 글들이 무수히 많았다. ‘소셜 데이팅이 요즘 대세라던데’‘좋은 소개팅 어플을 추천해 달라’와 같은 소개팅 어플에 대한 관심의 글들이 대부분 으로, 많은 이들이 소개팅 어플을 이용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비대면 방식에 대한 낮은 신 뢰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소개팅 어플을 이용하는 이유는 어떠한 점 때문 일까? 대부분 소개팅 어플은 실물과 비 슷한 사진과 함께 이상형, 취향 등의 구 체적인 프로필 작성을 거쳐 가입이 이 뤄진다. 가입된 후에는 프로필을 분석해 서로에게 맞는 이상형을 하루에 1명~6명 정도로 소개해준다. 또한 서로 마음에 들었을 때만 비로소 연락처가 공개된다. 이러한 과정은 가입자 신원에 대한 보장 을 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신뢰성을 주 며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있어 각자의 이 상형 또한 꼼꼼히 따질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소개팅은 지인들을 통해 이뤄지므로 지인의 인맥이 없다면 만남 이 불가능했던 것에 반해. 소개팅 어플 은 지인 없이도 이성과 만날 수 있는 기 회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주선자가 없기에 지인의 눈치 혹은 애프터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어두운 면의 소개팅 어플

  그러나 이러한 소개팅 어플의 장점에 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소개 팅 어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종종 언론을 통해 성범죄의 진원 지 혹은 가벼운 만남의 공간으로 소개되 기 때문이다. 소개팅 어플을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쓰거나 어플을 통해 만남을 가진 후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끊임 없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어플 경험담 중에서는 일명 ‘홈런 을 쳤다’는 글들을 볼 수 있다. ‘홈런’이 란 소개팅 어플로 이성을 만나 잠자리를 같이 보냈다는 의미로 쓰이는 인터넷 신 조어이다. 또한 호기심에 이용했지만 결국 ‘일회 성 만남의 도구’로 전락되는 사례들도 많다.

  소개팅 어플을 이용하는 이들이 반드시 솔로인 경우도 확신할 수는 없다. 소개팅 어플과 관련해 ‘자신의 남자 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몰래 소개팅 어플 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글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소개팅 어플 관계자들은 소개팅 어플 이 범죄의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가입 자 정보를 꼼꼼히 점검한다. 그러나 신 뢰 있는 지인의 소개가 아닌, SNS만을 통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기 때문에 프로필 정보만으로 상대방의 진심이 어떠한지 판단할 수 없다. 이러 한 한계가 범죄로 악용되는 것이다. 이 와 같은 소개팅 어플과 관련한 계속된 범죄 탓에 과거부터 계속되는 온라인 데 이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소개팅 어플 또한 사라지지 않고 있다. 

  본지에서 24일부터 4일 동안 실시한 ‘소개팅 어플 인식 조사’에서도 소개팅 어플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읽어낼 수 있었다. 응답자 152명 중 절반 정도의 학 우들은 ‘호기심(76%), 이성을 사귀기 위 해(17%)’등의 이유로 소개팅 어플을 이 용했지만 ‘신뢰하기 어렵다(42%)’‘범죄 의 가능성(33%)’‘일회성 만남(10%)’‘개 인정보 유출(9%)’의 이유를 꼽으며 많 은 학우(78%)들이 소개팅 어플에 대해 ‘좋은 어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어플을 통한 만남은 최근 젊은 층들에 게 환영받는 소개팅의 한 방식이기도 하 지만, 한편으론 범죄 도구로 쓰일 위험 가능성을 잠재해 두고 있었다.

2013, 새로운 소개팅 문화?

  대표적인 소개팅 어플인 ‘이음’의 경우 소개팅 어플을 통해 결혼에 성공한 커플 이 약 70쌍 정도라고 한다. 이와 같이 결 혼은 물론, 2010년부터 현재까지 소개팅 어플을 이용하는 자들의 수는 지속적으 로 증가하고 있다.  더 나아가 현재 20~30대 젊은이들 사이 에서는 소개팅 어플을 통한 만남이 새로 운 소개팅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기성 세대의 시각에선 가벼워 보일 수 있겠지 만, 디지털 세대에게는 오히려 즉흥적이 고 소통이 편리한 방식으로 인해 진지한 목적으로 소개팅 어플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에 도 불구하고 소개팅 어플이 현재 소개팅 문화의 한 유형으로 정착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셜 데이팅의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 논 문*에 따르면 무엇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에 있었다. 20대 젊은 층부터 직장을 다니는 30대들 은 집과 학교 또는 집과 직장만을 오가 는 반복된 생활 패턴 탓에 자신의 인연 을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층에 맞는 매칭시 스템, 다양한 인맥 형성 등의 기회를 부 여하는 소개팅 어플이 새로운 소개팅 문 화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또한 이성과의 만남, 인맥 확장이라는 목적 외에도 이용자들은 소개팅 어플을 자신을 평가하는 도구로 삼기도 한다. 

  본교 심재웅(미디어 전공) 교수는 “소 셜 데이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개팅 어 플은 수적으로나 이용자 측면에서 이성 간 만남을 위한 하나의 경로로 자리 잡 고 있는 것 같다”는 소개팅 어플에 대한 사회 흐름을 설명한다. 한편 소개팅 어플이 하나의 소개팅 문화로 정착해가는 사회 현상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한 젊은 층들에 게는 소개팅 어플과 같은 적극적인 만 남이 적합한 방식이기 때문”이라며 젊은 층들이 소개팅 어플에 호감을 갖는 이유 에 대해 언급했다. 즉 소개팅 어플은 발 전하는 미디어 기술에 따라 빠른 인터넷 속도에 익숙해진 젊은 층의 특성을 잘 파악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심 교수는 “SNS가 널 리 쓰이면서 현대 사람들이 직접적인 대 화를 어색해하고 힘들어하는 경향이 강 해지고 있다. 소개팅 어플은 바로 현대 사람들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한 만남’ 에서 오는 부담감을 덜어주며 심리적으 로 이용자들에게 편안함을 전달해주기 때문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개팅 어플이 젊은 층들에 게 자신의 이상형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것 이다”며 현대 사람들의 심리와 연관 지 어 말한다. 2010년을 출발로 ‘소개팅 어플’이라는 신선한 소개팅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소 개됐지만 가입자들의 이용 태도에 따라 ‘새로운 소개팅 문화’로 보편화 되거나 음지로 숨어버리게 될 소개팅 어플의 양 날의 검. “만남의 새로운 공간일 수 있는 어플이 지만 피해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 용에 있어 신중할 필요는 있다. 만남과 교류의 본질은 시간과 노력이 절대적으 로 필요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소개팅 어플은 이러한 본질을 간과하고서도 누군가와 만날 수 있다는 착각을 줄 수 도 있다”는 마무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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