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여저-친구관계-연상연하, 드라마 속 연인관계 변화해

현실세계의 연애형태가 변화하듯이, 드라마에 나타난 연인들 간의 관계는 시간이 흐르며 변화했다. 시대별 드라마 속 연인들을 통해 우리사회 속 변화한 연인관계를 알아보자.

1990년대 드라마에는 남고여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1994년 당시 ‘신세대들의 우정과 사랑’을 주제로 방영된 <느낌!(1994)>에는 세 형제와 한 여자가 등장한다. 여 주인공과 연인관계를 형성하는 남 주인공 뿐만 아니라 나머지 두 형제도 모두 여 주인공보다 나이가 많은 설정이다. 65.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국내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첫사랑(1996)>도 어김없이 ‘오빠’가 등장한다. 세 명의 남주인공이 모두
여주인공보다 연상이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동갑내기 연인들의 드라마가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다. 국내 최초 청춘시트콤 <남자셋여자셋(1999)>은 대학생들 간의 사랑을 코믹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학생 동갑내기들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는 <논스톱(2000~2006)>시리즈로 이어졌다. 이에따라 연인간 호칭은 ‘오
빠’에서 ‘야’ 혹은 ‘~아’처럼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2000년대 중반에는 나이 상 남녀관계가 역전된다. 바야흐로 ‘누나’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과거 드라마에 연상연하 연인이 등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90년 대 후반에는 지상파 3사에서 연상연하 커플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당시 연상연하 연인이 등장한 드라마는 나이차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들이 드라마의 중심 이야기였다. 90년 대의 연상연하 연인들이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였다면 2000
년 대 중반부터는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로 연상연하 연인이 연출됐다. 연상연하 연인의 좌충우돌 결혼생활을 다룬 <천생연분(2004)>이 대표적이다. <천생연분>은 35살 여 주인공과 29살 남 주인공이 결혼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며 당시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
았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이제 더 이상 드라마 속 연상연하 연인은 드라마의 중심 소재로 사용되지 않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은 무려 고등학생과 28살 검사가 연인으로 등장하지만 이야기 흐름에 둘의 나이차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굿닥터(2013)>에도 마찬가지로 연상연하 연인이 등장하지만 드
라마에서는 둘의 나이차에 대해서는 여주인공이 ‘동생으로서 좋아한다’고 말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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