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ㆍ학교 간 입장 차이 존재해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Vision 202010’.

위 문구는 우리 학교의 슬로건이다. 슬로건이 우리 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나타낸다면, 광고는 그 슬로건을 알리고 홍보하는 수단이다. 광고는 우리 학교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우리 학교에 대한 ‘첫 인상’이 된다.

우리 학교는 외부 광고를 1997년부터 시작했으며, 현재는 인쇄 매체ㆍ포털사이트ㆍ지하철역 내 광고 등 총 세 종류의 매체를 통해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우리 학교 홈페이지 숙명인게시판의 글에서 볼 수 있듯 광고에 대한 숙명인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지난 2005년에는 ‘광고를 해야만 오는 학교인가라는 생각에 좋아 보이지 않아요.(ID: jyworld7)’ ‘필요 이상의 광고로 왜 스스로 낮추는지 알 수 없네요.(ID: justplay)’ 등 광고에 대한 학우들의 여론이 악화되자 홍보실에서 광고의 의도와 의미에 대해 숙명인게시판에 직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외 광고보다는 내실 다져야”

광고를 문제 삼는 학우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로 ‘광고에 너무 많은 예산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광고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양도 많기 때문에 많은 비중의 예산을 할당해야 할 것이고, 그것이 곧 등록금 인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광고 방식이 잘못됐다.’는 의견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홍보를 해야 할 수험생에게 효과적인 방식은 단순한 이미지 광고가 아니라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한지은(영어영문 05) 학우는 “고등학교에 홍보 자료를 더 많이 보내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광고비를 재학생들에게 썼으면 한다. 사물함 등 부족한 교내시설이 아직 많다. (ID:1020minhee)’는 글에서 알 수 있듯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가꾸기보다는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홍보실 유종숙(홍보광고학 전공) 홍보실장은 “잦은 광고 노출이 학교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학생들의 지적을 알고 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광고를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현재 신문의 지면 광고는 입학 전형 일정 등 공지할 내용이 있을 때만 싣고 있고, 학우들이 주로 지적하는 지하철역 내 광고도 숙대입구역에만 남기고 모두 철거됐다. 유 홍보실장은 “우리 학교의 경우 다른 대학에 비해 광고 비용과 노출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광고 효과가 높아 노출이 많아 보일 뿐이다. 우리 학교는 저비용 고효율 광고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55.6%, ‘숙명여대 광고 본 적 없다’ 응답

그렇다면 우리 학교 광고의 소비자인 수험생들은 실제로 광고를 통해 얼마 만큼이나 그 영향을 받고 있을까. 숙대신보에서는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과 인천의 고등학교 2, 3학년 남녀 학생 6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우리 학교 광고를 접한 적 없다고 대답했다. 우리 학교 광고를 접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45.4%에 불과했다. 광고를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296명 중에서도 ‘광고가 숙명여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이 62.8%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인 26%를 훌쩍 넘었다.

이런 설문 결과에 대해 유 홍보실장은 “현재는 고등학교 게시판 포스터 부착과 함께 홍보실에서 발행하는 ‘WWW(따따따)’를 우리 학교 지원률이 높은 전국 400여 개 고교에 50부씩 배부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에 시작한 포털 사이트에 광고도 인터넷 검색으로 입시 정보를 얻는 요즘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겨냥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유 홍보실장은 앞으로의 광고 운영 계획에 대해 “소비자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매체를 선정해 효과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학우들은 학교 광고의 과다 노출 자제를 바라지만, 학교측은 외부인에게 우리 학교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현재의 광고 소비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광고 방식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의 일방적인 광고 운영은 오히려 학우들의 불만을 사기 쉽다. 학교측은 광고에 대해 학우들의 모니터를 받는 등 의견을 수렴해 차이를 좁혀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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