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장 황선혜 교수 인터뷰

 

본교에 새 사령탑이 세워졌다. 지난 7월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된 총장선거를 통해 황선혜(영어영문학 전공) 교수가 본교 제18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교수회의 최다 득표와 이사회 만장일치로 총장에 선출된 황 교수는 한영실 총장의 뒤를 이어 역대 6번째 동문 출신 총장이다. 사후 재산을 모두 학교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힐 정도로 학교와 후배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황 교수를 만나 차기 총장으로서의 목표와 현재 교내에 남아있는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들어봤다.

- 제 18대 총장으로 선임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106년 전통을 가진 명문 숙명여자대학교의 18대 총장이 된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대학의 학생들과 교수진, 직원들 모두의 뜻이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지원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저는 직접 뛰어다니는 현장형 총장이 될 것입니다. 교내로 학생들이 사용하는 강의실, 학생회실 등 캠퍼스 곳곳을 다니며 학생들의 불편사항이 없는지 살피고, 교외로 각 기관, 기업 등 우리 학생들이 졸업 후 나가게 될 현장을 찾아 숙명인의 미래를 밝히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맑고 밝다’는 숙명의 뜻처럼 우리 학생들의 젊은 시절이 맑고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 현재 우리대학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십니까?

지난 십 수 년 동안 우리대학은 교과부 및 언론 평가에서 꾸준히 향상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잠재력은 아직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언론평가는 그 평가지표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대학은 국내 최초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이는 다른 대학과는 차별화된 학생지도에 더욱 힘 쓰겠다는 뜻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협력한 봉사활동, 글로벌 탐방과 같은 교내외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현재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것 중 하나는 강의실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학생들에게 현장 체험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소중한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21세기에서 지향하는 창의 인재의 표상이기 때문입니다.

- 타 대학에 비해 작은 규모를 보완할 수 있는 우리대학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우리대학이 규모면에선 작아 보일 수 있으나 내용면에선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규모가 큰 종합대학은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급변하고 있고, 이에 맞춰 대학 환경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대학은 오히려 유연하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지리적으로 서울 뿐 만 아니라 전국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지리적 강점을 이용해 우리 대학을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교육의 장으로 만들 것입니다.

- 총장으로서 어떤 목표로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신가요?

우리대학의 태생과 그 발전과정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통해 황립학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1906년,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던 시기에 순헌황귀비는 ‘여성교육을 통한 구국’이라는 창학이념을 가지고 우리대학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한제국이 어떤 정신으로 교육을 이어와 현재의 모습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한 학문적 조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대학의 뿌리를 찾아 ‘민족 최초의 여성사학’이라는 역사성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황립학교에 걸맞게 해외 교류의 폭을 넓힐 것입니다. 현재 우리대학은 39개국 약 238개 해외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습니다. 여기에 각국의 대표적인 명문대학들을 포함시켜 보다 수준 높은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기구와 교류도 넓혀 숙명이 글로벌 교육의 장으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숙명 로얄 레지던스(Sookmyung Royal Residence)’를 구축해 신입생들에게 최고 수준의 기숙사를 선사할 것입니다. 이는 비단 기숙사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황립학교의 정체성이 담긴 교육기구의 역할도 할 것입니다. 더불어 ‘숙명 프라이드(Sookmyung Pride)’ 프로그램을 시행해 학생들이 숙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교육과 연구를 위한 교내 인프라를 점검할 것입니다. 강의실, 연구실과 학생 편의시설 등 기본적인 환경 점검을 확실히 할 것입니다. 기본적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야 모든 연구와 프로그램, 인재육성이 잘 이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현재 여러학과와 기관이 예산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재정 확충은 어떻게 하실 계획인가요?

우리대학의 특성을 살려 여성교육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미 우리대학은 국내 최초로 아태여성정보통신원과 아시아여성연구소를 설립해 여성교육기관으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여성 관련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와 협력해 우리대학을 글로벌 여성교육의 중심기관으로 발전시켜 재정을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교수진의 연구 특허 출원을 지원해 적극적으로 사업화함으로 연구비를 확보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 지난 학기 우리대학 구성원 간 있었던 갈등은 어떻게 풀 계획이신가요?

이 문제에 대해 지난 수개월동안 많은 구성원들과 논의한 결과, 모든 구성원들이 소통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요즘은 구성원간 수직적 의사소통이 아닌 수평적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 제 자신이 먼저 사적인 감정을 내려놓고, 우리학교와 구성원들을 위한 대의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생
각합니다. 주장하기보다 듣고 그 의견을 존중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저부터 이런 태도를 보이면 우리 구성원들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인내한다면 현재 우리가 가진 갈등은 상호간 존중과 이해를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 입니다.

- 그 외에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배구조 개선과 행정조직의 개편, 대강당 부지 신축 등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과제를 전체 구성원의 뜻을 수용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할 것입니다. 공론의 장을 활성화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이미지 개선과 화합, 통합의 첫 출발이라고 봅니다.

- 어떤 총장이 되고 싶으신가요?

소통하는 총장, 투명한 총장, 일하는 총장이 되고 싶습니다. 현장에 직접 나가서 구성원을 직접 만나보는 총장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우리대학에 깊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뒷바라지를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은 저를 밑거름 삼아 숙명에서 더 많이 배우고 열심히 노력해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해 주세요. 우리학교가 오고 싶은 대학, 와서 행복한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학생과의 소통을 강조하시는데, 어떻게 소통할 계획이신가요?

예전에는 짧은 시간에 학생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총장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간담회는 1대 100으로 진행 돼 학생들과 깊은 얘기를 할 수 없고, 형식적인 자리가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직접 찾아가는 총장이 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학생을 만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시간이 있을 때마다 학생회실 또는 강의실, 도서관을 찾아가 학생들과 만날 계획입니다. 도서관에 있는 학생들과 커피 마시러 가고 동아리실에 피자를 들고 찾아갈 것입니다. 저는 많이 못 만나더라도 개별로 깊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합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도록 총장실이 아닌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갈 것입니다.

- 동문 출신 총장으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초대 임숙재 총장님외에도 역대 총장님 중 동문 출신이 네 분 계셨는데, 모두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습니다. 총장님 뿐 아니라 많은 동문들도 학교에 애정을 가지고 학교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제가 유학생활을 할 때 동문 장학회에서 받은 장학금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제가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베풀고 싶습니다. 여러분, 마음껏 꿈을 펼치세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잠재력을 시험해 보세요. 여러분 뒤에는 숙명여대라는 든든한 모교와 사회 곳곳에서 활약 중인 훌륭한 동문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총장직을 수행하는 4년 간, 이후 총장직에 물러나서도 선배로서 최선을 다해 여러분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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