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젊은 우리 예술가>

‘락 스타’,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든 한번쯤 가져봤을 꿈이다. 그러나 현실에 치여 접어야 했던 누
군가의 이 꿈이 직업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밴드 ‘전기뱀장어’. 동아리 선후배, 아는 친구의 친구로 만나
재미로 시작하게 된 이 밴드는 각종 밴드 경연 대회를 휩쓰는 무시무시한 밴드가 됐다. 이름에서부터 느
껴지는 이 찌릿함의 정체가 알고 싶다면 이 인터뷰에 주목해보자.

- 밴드 이름이 독특하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인경: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예슬이와 낙원상가에 악기를 고치러 가다가 장어구이집을 발견하고 짓게 됐습니다.

- 밴드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민혁: 어렸을 때부터 밴드가 하고싶었어요. 그 중에서도 보컬과 드러머가 제일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노래를 잘 못해서 드럼스틱을 잡게 됐죠.
인경: 전 어렸을 때 ‘노래 잘한다’는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았어요. 칭찬을 들으니 흥미를 느끼고 더 잘부르고 싶었죠. 그러다 보니 음악을 좋아하고 밴드를 하는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 밴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민혁: 밴드의 매력은 호흡이요. 같은 공간에서 밴드 멤버 그리고 관객들 모두가 공연으로 함께 숨쉴 수 있죠.
인경: 저는 ‘같이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 내에서도 각자 부족한 점이 있는데 그걸 서로 채워 가며 공동작업을 한다는 게 즐거워요. 다만 저희 팀은 모자람이 있는 네명이 모여서 더 큰 모자람이 된다는게 문제긴하지만요..(웃음)


- 소소한 가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경: 억지로 비일상적이고 더 넓은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는 저희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은 게 저희 가사인 것 같아요. 마치 일기를 쓰는 것처럼요.


- 홍대에서 ‘패배의 아이콘’이라고 불렸던 적이 있다고 들었다.
나연: 이상하게도 저희 입으로 저희를 ‘패배의 아이콘’이라고 한 적은 없어요.

예슬: 저희가 작년 가을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의 루키 경연을 시작으로 여러번 경연에서 쓴 맛을 봤어요. 저희는 그저 경연에 나가고 떨어진 것 뿐인데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그게 ‘패배’로 보였나봐요. 그래서 종종 '패배의 아이콘'이라고 불렸습니다.


- 최근에는 이런 ‘패배의 아이콘’ 이미지를 깼다고.
인경: EBS <SPACE 공감>의 신인 프로그램 ‘헬로루키’에 뽑혔구요. 이외에도 여러 루키 프로그램에도 붙었어요. 저희‘패배’ 경력에 큰 흠집이 됐죠. (웃음) 사실 경연은 그 향방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잖아요. 밴드 경연은 특히 당일 컨디션, 청중 분위기 영향을 받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경연에서 저희가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열심히 만든 음악에 대한 호응이라고 생각합니다.


- 명문대를 나온 소위 ‘엄친아’ ‘엄친딸’이라던데. 밴드 활동에 대해 집안 반대는 없었나.
예슬: 전 20살 때부터 부모님께 밴드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절 방목한 느낌이죠. 이젠 “음악 하는 것에 간섭하지 않을테니, 니 몸 알아서 챙겨라”라고 말씀하세요.
인경: 저는 사실 부모님과 갈등이 조금 있었어요. 한국 사회에서는 흔히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안정적 인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잖아요. 밴드 활동에 대해 “언제까지 음악할래” 이런 얘기들을 하시면 힘이 풀리죠.


- 이 외에도 밴드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민혁: 소위 ‘인디씬(scene)’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일단 적어요. 밴드 음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도 부족하고 요. 저희만의 고유한 색으로 음악을 만들었을 때에도 그걸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는 관객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 자신들이 생각하는 전기뱀장어의 매력은
인경: ‘적절함’이요. 저희 음악이 아주 신나는 편도, 아주 우울한 편도 아니거든요. 적당하다 할 수도 있고 애매하다 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여러 가지 상황에 어울릴 수 있는 게 저희 음악이예요.


- ‘젊은 예술가’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나연: 젊은 예술가란 ‘나이가 어린’ 예술가를 의미하기보다는 주어진 여건이나 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결과적으로 자기가 하려는 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끈기있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지원이나 도움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예슬: 10월 중순에 정규 1집이 발매됩니다. 그동안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며 쌓아온 작업물이 담겨있는 앨범이예요. 프로듀서로 자우림 기타리스트인 이선규님이 함께해주셨으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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