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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람냄새’로 가득한 21세기형 광장시장
이진수 기자  |  smpljs8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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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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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이들의 삶 속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어느새 중요한 장소가 됐다. 한 곳에만 가면 모든 걸 살 수 있는 편리함에 밀려 재래시장은 어느새 추억의 장소가 됐고, 혹자는 위기라는 수식어로 그들의 존재를 위협했다. 그러나 에누리하는 즐거움, 다양한 볼거리와 사람들 때문에 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에 있는 전통시장은 지금 대체 어떤 모습일까. 변화와 전통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21세기형 전통시장.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낮, 도심에 사람들이 잦아들 때즈음 시장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욱 시끌시끌하다. 시장 골목골목에는 지글지글 빈대떡을 부치는 소리로 가득하고 그와 함께 자리한 포장마차에는 냄새를 맡고 찾아온 젊은이, 아줌마,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서울의 한복판, 종로 3가에 위치한
광장시장은 1만 5천평의 넓은 광장에 5천명의 상인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역사’와 ‘사람냄새’가 공존하는 장소이다. 2층으로 구성된 광장시장의 1층은 길 양옆으로 수입 과자, 반찬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있다. 거리 가운데에는 장을 보다가 출출해진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떡볶이, 순대, 마약김밥, 빈대떡등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줄지어있었다. 특히나 광장시장의 명물인 마약김밥은 간단한 재료로 만들어져있지만 담
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인기 메뉴다. 빈대떡 또한 소박한 맛을 자랑하며 명물시장의 인기메뉴로 자리잡았다. 비가 오는 날에도 광장시장의 빈대떡은 줄을 서서 먹어야할 정도다.
먹거리 뿐만아니라 한 쪽에 위치한 한복점, 원단점등은 광장시장이 동대문 종합시장과 함께 의류자재시장의 메카임을 보여준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한복점은 강남에 위치한 고급 한복점들이 원단을 받아갈 정도로 유명한 곳이 많다. 이처럼 각종 식료품점과 한복점, 양복점이 즐비한 1층은 비교적 전통시장 본연의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장사꾼이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이며, 고객 또한 할아버지,할머니가
많다.
그러나 2층으로 가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1층의 판매자와 구매자 연령이 높았다면 2층은 비교적 낮은 연령층의 모습이 보였다. 구제의류, 소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빈티지 의류’를 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구제 특유의 나프탈렌향이 코를 자극했다. 엄청난 양과 종류의 옷들로 가득한 매장은 2-3평 규모의 가게들 수백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굳이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아이쇼핑’하기에 훌륭한 곳이다. 진열된 여러 옷 뿐만 아니라, 장사를 하고 있는 패기 넘치는 젊은이와 손님들 또한 또다른 이색 볼거리다.
광장시장에서 3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강정호(남,21세)는 “광장시장의 주고객도 10-20대가 많지만, 상인들 또한 옷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젊은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획일화 돼있는 보세의류 판매점과는 차별화 된 것이 광장시장의 매력”이라며 “한벌 뿐 인 독특한 디자인, 그리고 저렴한 가격 때문에 많은 젊은이는 물론 연예인들도 찾아 오기도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2층 매장을 가득 채운 옷들은 어느 하나 같은 것들이 없었다. 누군가의 손을 거쳐온 조금은 낡은 옷들이지만 모두 다른 디자인과 느낌으로 누군가 데려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민성(여,27세)씨는 “백화점이나 인터넷쇼핑몰보다 발품을 팔아야하긴 하지만 꾸준히 광장시장을 애용하고 있다”며 “어디서도 본적 없는 옷을 구매하게 되면 나를 위해 만들어진 옷을 받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장시장은 전통시장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시장이다. 보통의 시장이 전통과자와 제철과일,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면 광장시장은 수입물품과 국산물품, 새것과 헌것, 그리고 젊은이들과 어르신들이 어우러져있는 독특한 풍경을 가지고 있다. 국내 최초의 ‘사설’시장이자, 올해 108살을 맞이한 광장시장은 앞으로도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 그 정을 이어갈 것이다. 광장시장에서 32년째 장사를 하
고 있다는 최명자 할머니(여, 65세)는 “여기서 번 돈으로 자식 둘을 먹어살렸다”며 “시간은 흐르고 세상도 많이 바꼈지만 광장시장의 인심은 변하지 않는 다”며 웃었다. 인터넷 쇼핑은 재미 없고 백화점은 부담스러운 날,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장시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오천원 에누리는 기본, 가벼운 농담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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