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 대목장의 말처럼 ‘인내와 끈기가 성공의 비결’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하려 애를 쓴다. 대외 활동을 해야 할 것 같아 동아리를 들었다가, 학점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아 동아리를 그만 둔다. 남들이 하는 대로 토익 공부를 하기 위해 외국어학원을 다니다가, 자격증을 먼저 따야 할 것 같아 다른 학원을 알아보기 바쁘다. 결국 남
는 건 “내가 그 일을 계속했더라면 지금쯤…”하는 후회뿐이다.
흔히들 우리 사회를 ‘멀티태스킹의 시대’라고 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 안에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려는 일에 대한 신뢰와 구체적인 목표도 없이 이것 조금, 저것 조금 하다보면 결국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만일 신응수 대목장이 망치질 조금, 대패질 조금 배우고 또 다른 일을 배우려 목수 일을 관뒀다면 지금같이 나라를 대표하는 인간문화재가 될 수 있었을까. 그는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목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끝까지 그 일을 놓기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3월이다. 또 다이어리를 막연하게 ‘다이어트, 토익, 자격증, 학점관리’ 등의 해야 할 일로 가득 채웠는가. 자신이 꿈꾸는 인생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 손에 잡은 것을 놓지 마라. 순간의 호기심과 무모함, 혹은 조급함으로 여러 책의 첫 장을 펴지 말고, 고민 끝에 잡은 책을 믿고 붙들고 늘어져라. 그 책의 ‘끝 장’을 볼 때까지.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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