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삶은 사는 인간, 죽지 않는 것은 인간이 꿈꾸는 소망이자 이룰 수 없는 꿈 중 하나였다. 그러나 한 마리를 반으로 자르면 두 마리가 되는 플라나리아가 인간 불로장생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미국 과학원회보 최신호에서 영국 노팅엄대 생물학 연구진은 단 한 마리의 플라나리아를 2만 마리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최초의 플라나리아 한 마리가 2만 마리의 플라나리아로 재탄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플라나리아를 자르면 잘려진 몸체 안에서 개체를 죽지 않게 하는 효소를 무한히 생성해 근육과 피부, 내장, 뇌를 재생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염색체 말단을 보호하는 말단소체가 노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을 이끈 애직 아부바커 박사는 “플라나리아의 이 같은 형태와 성질을 통해 사람이 늙어도 건강한 신체를 갖거나 질병으로 손상된 세포 역시 재생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다면 불멸의 실현 열쇠인 플라나리아는 어떤 생물일까.

플라나리아의 몸길이는 최대 3.5㎝, 너비 4㎜ 정도로 납작하며 몸체가 좌우 대칭인 편형동물의 대명사이다. 머리 양쪽에 짧은 더듬이가 있으며 입은 몸 중앙에 위치한다. 이들은 깨끗한 강이나 개울에서 생활하며, 강가와 호수의 밑바닥, 수중식물이나 돌 등에서 번식한다. 몸은 섬모로 덮여 있으며, 섬모를 움직이거나 근육을 수축시켜 기어 다니거나 꿈틀거리며 움직인다. 또한 플라나리아는 알에서 갓 태어난 치어와 같은 작은 크기의 동물을 잡아먹거나 죽은 생선을 먹는다.

플라나리아의 특징은 재생력이 강해 몸에서 잘라낸 일부분으로도 완전한 개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편형동물들 중에서도 플라나리아만이 가진 독특한 점이다. 예를 들어 편형동물의 일종인 지렁이는 몸이 잘리면 잘린 부분은 즉사하는 것에 비해 플라나리아는 자신의 몸에서 어느 부분을 절단하든지 절단된 몸체에서 새로운 뇌가 재생되기 때문이다. 이는 플라나리아의 유전자에는 재생에 필수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플라나리아는 몸의 일부분을 다른 개체에 이식하여 머리가 두 개거나 꼬리가 두 개인 몸을 만들 수 있는 등 실험재료로 유용하게 쓰인다.

그러나 플라나리아의 장점으로 꼽히는 번식력이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 우리학교 김영규 (생활과학 전공) 교수는 “무한히 번식하는 능력만을 특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시선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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