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5시]

 

▲ 취재부 정기자 홍민지

 

  ‘도서관 사물함 신청기간 좀 늘려주세요’ ‘도서관 사물함 운영 실태 화나네요'

  기자는 지난 호 취재를 위해 학내 게시판을 방문했다. 그곳은 이와 같이 학우들의 본교 방침을 향한 불만과 짜증섞인 글로 가득했다. 글 밑에는 다른 학우들의 옹호 댓글이 순식간에 십여 개씩 달리곤 했다. 사실 기자도 학우들의 글에 몇 번 공감을 하고 기사에 이용하기 위한 일종의 ‘동인’이 되는 글을 찾은 적도 있다.

  그러나 그 학우들의 이야기만 듣고 직접 현장을 취재하러 간 기자는 왠지 모를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 실제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본 결과, 학생들이 그와 같은 본교 방침이 시행된 근본 원인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결여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더 좋은 방안으로 시행된 것임에도 눈앞의 현상만을 보고 실상은 보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린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학우들의 섣부른 판단이 부른 ‘군중심리’의 일환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는 우리 사회에 빗대어 볼 때 극단적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소지가 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태도 속에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개인적 책임감과 양심의 가책은 묻혀 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 사람을 시작으로 대다수 군중이 한 쪽으로 몰아가는 순간 이미 진실은 은폐되고, 감정의 과격성만이 남는다. 이성적 판단이 없는 이런 식의 마녀사냥은 사회의 쇠퇴를 가져올 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잠재적 군중’이 될 소지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 모두를 통해 볼 때 당신은 주체가 될 것인지 객체가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태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비판하지 못하고 시류에 편승하는 것은 객체일 뿐이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분별력을 가지고 진실을 바로 볼 줄 아는 주체가 돼야 한다.

취재부 정기자 홍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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