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여학생 위원회' 운영위원 인터뷰

고려대학교의 ‘여학생 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
저희 학교의 여학생 위원회는 과거 총여학생회가 사라진 후 특별 자치기구의 형태로 재편된 거에요. 다른 학교와는 달리 총학생회의 산하 단체가 아니라 독립적인 여성 모임이죠. 주로 학내에서 발생하는 여성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에게 여성주의를 알리는 일을 해요. 구체적으로 학내에서 발생한 성추행ㆍ성차별 같은 문제를 규탄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또한 여성과 관련된 영화제도 개최하고, ‘여성 문화제’도 여는 등 문화 사업도  해요. 방학 중에는 여성주의와 관련된 세미나도 진행하고요.
다른 대학의 총여학생회의 활동과 다른 점이 있다면?
구성된 목적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학생 위원회는 ‘여성주의 운동’에 중점을 둬요.  요즘 대부분의 총여학생회는 여성주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한다거나 여성문제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는 것 같지 않아요. 지난 3월 8일, 여성의 날 행사에서 몇몇 총여학생회에서 솜사탕과 장미꽃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을 봤어요. 여성의 날은 과거 여성들이 참정권을 요구하며 인권 보장을 외쳤던 날을 기리는 날이에요. 그런데 총여학생회에서는 이런 의미와 맞지 않는 행사를 하더라고요. 마치 총여학생회가 여학우들에게 허울좋은 서비스만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 안타까웠어요. 총여학생회도 진정으로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한다면 그동안의 가벼운 행사보다는 운동이나 투쟁처럼 좀 더 치열한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 내에 총여학생회 또는 여학생 위원회처럼 여성을 위한 단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요즘은 ‘남녀평등 시대’ 혹은 ‘여성 상위시대’라면서 마치 남녀 차별이 모두 해소된 것처럼 말해요. 그러나 아직도 육아나 취업에서 여성이 피해를 받고, 성폭력 사건의 경우, 여성이 약자의 위치에 있어요.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이 많은 차별을 받고 있죠. 이는 학내에서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대학 내에 설립된 성폭력 상담소나 양성평등센터 등이 성적 문제나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치 않아요. 특히나 여학우의 권리 신장과 같은 무거운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미약하죠. 이런 기관들이 미처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총여학생회나 여성과 관련된 학회, 동아리 등이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여성주의 운동이나 강의 등을 하며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 어떤 활동을 전개할 예정인가?
학내ㆍ외 사안 모두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예정이에요. 예를 들면 요즘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 노동자 집단 투쟁이 이슈가 되고 있어요. 청소 노동자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 노동자로, 최저시급을 받고 일하면서 노동자 이하의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들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시위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여성 노동권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할 예정이에요. 또한 학내의 성폭력 사건은 심각한 편이에요. 여전히 여성을 상대로 하는 사건이 많을 뿐더러, 여학우 혼자서 이를 대처하기엔 학교의 제도가 너무나 취약하거든요. 따라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 위원회 측에서 이를 해결하고,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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