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장소이다. 따라서 대중들은 주로 영화나 매스컴을 통해 교도소를 접하게 되며 보이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쉽다. 특히 요즘 <홀리데이>, <집행자>처럼 교도소와 관련된 영화들이 많이 상영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속 교도소의 모습은 실제 교도소와 다른 점이 많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법무부 교정기획과 이용현 담당자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친절한 금자씨’ 등 6개의 영화를 선정해 영화 속 교도소와 영화 밖 교도소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봤다.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에서는 사형수와 한 여자가 만남의 방에서 만나며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이 나옵니다. 수감자와 외부인과의 사랑이 실제로도 이뤄질 수 있나요
영화 속에서 외부인인 이나영(문유정 역)은 ‘교정위원’인 고모를 따라 교정시설을 방문해 사형수와 만나면서 사랑을 키워갑니다. 하지만 이는 영화를 위해 재구성된 설정이에요. 실제로는 사회독지가, 종교인 등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아니면 수감자와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어요. 실제 교도소에서 수감자와 자주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은 교도관과 교정위원 뿐이고, 외부인이 면회를 올 때는 지인을 잠깐 만나는 정도만 가능합니다.
-영화 <하모니>에서는 아이와 엄마, 그리고 다른 수감자들이 한 방에 함께 살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요
수감자는 자녀가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만 양육할 수 있어요. 그때까지는 수감자와 아이가 양육 유아실에서 함께 생활해요. 즉, 영화에서처럼 다른 수감자들과 같은 방에서 지내는 것은 불가능한 거죠.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진 것처럼 교도관이나 다른 수감자와 함께 아이의 백일이나 돌잔치를 하는 것은 가능해요. 현재 전국 교도소에는 약 10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교도관이나 다른 수감자들이 이모나 삼촌처럼 아이들을 대하기 때문에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잘 자라고 있답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금자 역)는 악감정을 갖고 있던 다른 수감자의 음식에 독극물을 타서 죽게 만들어요.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나요
그 장면 역시 영화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상황일 뿐 실제로 발생한 적도 없고, 절대 발생할 수도 없어요. 수용자들의 식사는 모범수로 구성된 취사반에서 직원들의 감독아래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직원들의 철저한 검식 후에 각 방으로 배식이 되기 때문에 절대로 중간에 다른 재소자가 식사에 독극물을 탈 수 없어요. 물론 수감자가 동료 수감자에게 상해를 입히는 경우는 드물게 있지만, 그런 경우에는 추가로 형을 선고받아 더 오랜기간 수용생활을 해야 합니다.
-조재현, 윤계상 주연의 영화 <집행자>에서 교도관인 조재현(종호 역)은 “짐승은 강한 놈에게 덤비지 않는 법”이라며 수감자에게 군림하려 합니다. 실제 교도소 속의 수감자와 교도관의 관계는 어떤가요
영화 집행자 속의 교도관은 영화의 극적인 요소를 위해 과장된 면이 많아요. 실제로 대부분의 교도관과 수감자의 모습은 영화 우행시와 더 비슷해요. 사형수인 강동원(정윤수 역)이 담당 교도관에게 아버지처럼 의지하고 교도관은 사형수의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이죠. 실제로 교도관들은 수감자에게 기쁜 일이 생기면 함께 기뻐하고, 모범수의 경우 상을 당하게 되면 집에 보내주기도 한답니다. 또한 수감자들은 오랜 교도소 생활로 인해 심신이 약해져있을 때, 교도관을 찾아가 상담을 하고 위로도 받아요. 물론 가끔 언론을 통해 교도소 내 폭행사건이 알려지기도 하지만 극히 소수에 불과하죠. 수감자들에게 교도관들은 가족과도 같고, 특히 여자 교도소는 그들의 관계가 엄마나 딸처럼 더 돈독해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킨 <홀리데이>에서 교도관인 최민수(김안석 역)는 수감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데, 너무 과장된 표현 아닌가요
영화 속 교도관의 행동은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으로 표현돼 교도관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어요. 영화 속에는 교도관이 수감자들을 폭행하고 그들을 사람으로조차 여기지 않는 극악무도한 행동이 나와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발생한 적도 없을 뿐더러 발생 하더라도 해당 직원은 파면이나 징계, 형사처벌 등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설경구, 송윤아 주연의 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수감자들은 숟가락으로 땅굴을 파서 탈옥에 성공합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요
땅굴을 파서 탈옥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요. 야간근무 중인 교도관은 20~30분 간격으로 각 방마다 인원수를 헤아리기 때문이에요. 또한 교도소의 경비는 전자경비시스템을 도입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탈옥 자체가 어려워요. 탈옥을 하려면 먼저 각 방의 잠금장치를 부수고 나와 중간중간에 있는 2중, 3중의 철문을 통과해야 돼요. 또한 경비교도대의 외곽 순찰근무를 피해 외벽에 접근해야 하는데 외벽에 접근 시 비상벨이 자동으로 울려요. 그리고 전자경비시스템에 포착되면 CCTV 모니터에 얼굴이 확대돼 신변이 노출된답니다. 운이 좋아서 모두 피한다고 하더라도 4미터가 넘는 담장을 넘어야 돼요. 벽을 잘 타서 담장을 넘는다고 해도 외곽 담장과 정문을 경비하는 직원들과 경비교도대원도 마주친답니다. 상상을 해보세요. 탈옥이 불가능할 것 같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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