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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 부른 살인, 범인은 어떻게 될까?[칼럼)법률 책갈피]
최태양 기자  |  smpcty7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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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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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필리핀의 ‘아벨라’라는 배우가 경비원의 총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아벨라는 필리핀 세부에서 무장 강도 역을 연기하고 있었다. 그는 연기를 위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총을 든 채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이 거의 끝나갈 무렵 이 지역 경비원이 아벨라를 진짜 무장 강도로 오인해 총을 쐈고, 아벨라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이러한 사고를 대비해 경찰들이 촬영장 주변에 대기 중이었지만 막상 촬영이 진행된 골목에는 경찰들이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연기일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지역 경비원이 이를 실제 상황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이 경비원은 아벨라를 사살했다는 혐의가 아닌 총기 법 위반 혐의로 곧바로 체포됐다. 필리핀에서는 경비원들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곤봉을 사용하도록 돼 있는데 총기를 소지해 사고를 일으켰다는 이유에서다.

 

   
 현장에서 검거된 경비원
                                <KBS뉴스 캡쳐>  
                              

이 사건에서 경비원의 ‘총을 쏜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행동은 정당방위, 과잉방위, 오상방위 중 어느 것에 해당할까?  먼저, 촬영을 실제상황으로 경비원이 오인했을지라도 위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총을 발포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정당방위라고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성립요건이 충분하지 않다. 정당방위가 되려면 경비원이 가해자로부터 현재 얻은 피해가 있어야 하는데 경비원은 미래에 일어날 위험에 대비해 총을 쏜 것이다. 

따라서 경비원의 처사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상 정당방위라고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과잉 방위로 해석되기도 한다. 즉, 경비원이 주변 상황을 잘 관찰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포 발사와 같은 수단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바로 실제 발포를 한 것은 과잉 방위라는 것이다.

오상방위는 ‘착각’으로 인해 행하는 방어 행동이다. 예를 들어 밤길을 걷는 도중 뒤에서 뛰어오는 사람을 보고 자신을 해치려는 줄 알고 정당방위라고 생각하며 공격한 경우이다.
위의 사례에서 경비원은 아벨라를 총기 소지범으로 착각하고선 공격을 했기 때문에 오상방위에 해당된다.

현재 오상방위로 인한 행위의 처벌은 사건을 오해하게 된 정당한 이유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즉, 위의 사건에서 경비원이 오인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에게 범죄는 성립하나 책임은 없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그는 자신의 과실로 인해 처벌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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