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2010 모국어로 쓰는 나의 한국살이 체험담’ 공모전 시상식이 백주년기념관 7층 한상은라운지에서 열렸다. 여성결혼이민자들이 모국어로 쓴 자신의 한국살이 체험담과 문화적 다양성 이야기를 쓰는 이 공모전은 아시아여성연구소에서 주최하고 외환은행나눔재단에서 후원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280명의 이주여성이 작품을 출품했다.
박소진(영어영문학 전공) 교수는 “주제가 명료하며 독창적이고 내용과 표현이 좋은 글을 중심적으로 뽑았다”며 “그러나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한 가지 주제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면만 보고 심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상을 수상한 반가이 올가(러시아) 씨는 수상소감에서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낯선 환경에 두려웠지만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 견딜 수 있었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부티화(베트남) 씨는 “베트남에서 시집을 온 7년 동안 기쁘고 즐거운 일들을 겪었다”며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게 도와준 선생님과 이웃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최우수상에는 우마파오 욜란다 아방간(필리핀) 씨가 수상했으며, 우수상에는 남팁 퐁사왓(태국) 씨를 비롯한 5명이 수상했다. 또한 장려상은 노영순(러시아) 씨를 포함한 10명, 로렐라인 만잔릴로(필리핀) 씨 외 15명이 가작을 수상했다. 박 교수는 이어 “공모된 체험담들은 한국에 적응하면서 겪는 충돌과 치열한 노력과 자립의지, 희망에 대한 비전이 있었다”며 “문장의 매끄러움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진솔함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영실 총장은 “모국어로 글을 쓰는 것은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한편 타지에서 마음의 위로를 얻는 기회가 됐을 것이다”며 “모국어는 자신의 국가에서는 당연히 쓰이는 말이지만 다른 국가에 나왔을 때, 모국어는 의지할 수 있는 언어가 되고, 정신이 되며, 조국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한희숙 아시아여성연구소 소장은 “한국 사회가 이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이주여성이 더 이상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주여성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만큼 더욱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지해주기를 바란다”며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33개의 수상작들은 ‘나의 한국살이 사례집’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사례집은 한국어본 뿐만 아니라 모국어본으로 2권으로 발간된다.

한지민 기자 smphjm79@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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