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임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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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은 1992년 창작과 비평에서 등단해, 2006년 이수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순간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합니다. ‘꽃이 지는 건 잠깐이어도 잊는 건 한참이었다.’는 이 시의 구절을 보면 순간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여러분이 자각하지 못하는 이 순간, 어쩌면 누구에게는 한 없이 소중할지 모를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김련옥(인문 09)
여러분이 자각하지 못하는 이 순간, 어쩌면 누구에게는 한 없이 소중할지 모를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김련옥(인문 09)
이도현기자
smpldh80@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