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05호 2010년 10월 11일(월) 발간

취업준비를 위해 노량진의 학원가에서 공부하는 젊은이들의 처절한 경쟁에 대한 TV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이는 최근 10년 만에 청년실업률이 최악이라는 신문기사와 맥을 같이한다. 그 내용은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또 하나의 관문인 취업을 통과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같은 강좌를 수강하는 다른 젊은이들과 경쟁 속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이미 비슷한 양상의 경쟁을 경험했는데, 그것은 수능시험으로 대표되는 대학입시이다. 한창 자라는 때인 청소년들이 경쟁의 울타리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삶을 포기하기도 하는 일들이 신문에 보도되곤 한다.
대학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또는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그 경쟁을 겪은 사람에게는 무언가 보장되는 것이 있다면, 그런 과정이 그런대로 견딜만할 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경쟁은 어른들의 삶 속에 내내 지속된다는 것이 현실이다. 아파트 평수로 상징되는 물질의 풍요를 향한 전국민적인 경쟁의 삶이 쉬운 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경쟁력있는 사람이 돼야한다는 식의 분위기가 만연하다. 한국은 아직도 경쟁이 부족한 사회란 말인가?
자연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보면 두세명의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상하는 것을 종종 발견한다. 하나의 자연 현상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에 여러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가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이 있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을 관장하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어느 단체는 ‘협력과 경쟁’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입자가속기나 유전자 지도 해독, 기후변화 관측 등의 세계적인 대형 프로젝트가 어느 개인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없고, 더 나아가 한 국가가 수행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협력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요지의 강연을 시행했다. 사실 하나의 기업 내에서도 철저한 일의 분업이 이루어져 조화를 잘 이루어낼 때 그 상승효과를 거두는 예가 아주 흔하다.
이제 우리도 사고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 흔히 ‘사람은 경쟁력이 있어야 돼’라는 말을 하는 데, 이제 그 경쟁력이 협력과 조화를 통한 경쟁력이라는 말로 바꾸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 하나만 열심히 해서 그 보상으로 살아가겠다’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과잉경쟁을 조장하는 분위기를 몰아 내도록 하자. 경쟁이 만연하고 무자비한 승자독식사회를 지향하는 사회 분위기를 무턱대고 따라가지 말고, 나보다 모자란 사람을 도와 가며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자. 당장 강의실 내의 동급생들이 경쟁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대상, 함께 협력하는 대상으로 바꾸어 생각하자. 대학에서부터 함께 뛰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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