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숙명 여고문학상 콩트 부문에는 모두 70여명이 참여했다. ‘우연’, ‘뼈아픈 후회’의 두 가지 글제로 진행된 콩트 부문 심사를 맡은 두 사람의 심사위원은 숙고 끝에 올해에는 1등을 뽑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래서 올해 숙명 여고문학상 콩트 부문에는 2등, 3등 각기 한 편의 작품과 장려상 네 편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관례적으로 1등상을 항상 선발하던 전통을 이번 심사에서만큼은 예외로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올해 백일장에 응모된 작품들이 지닌 전반적인 부실함과 연관된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의례적으로 1등상을 뽑기 보다는, 숙명 여고문학상에 생산적인 자극과 제도적 성찰의 계기를 부여하는 것이 이 상의 전통과 권위를 위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고 기꺼이 합의했다.
 대부분의 응모작들이 문장력, 구성, 콩트라는 장르에 대한 자의식 등등의 면에서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응모작들이 ‘콩트’라는 장르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등상 ?우연?을 접한 것은 이번 심사의 작은 위안이었다. 비교적 깔끔한 문장력과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이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다소 작위적인 내용은 좀 더 자연스럽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올해 여고문학상 콩트 부문의 침체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징후인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추세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힘든 결정이 앞으로 숙명 여고문학상의 더 나은 장래를 위해 부디 소금으로 작용하기를 염원한다.  (권성우, 최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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