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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의 공간, 여기는 안산시 원곡동
남다정 기자  |  smpndj7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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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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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 안산역에서 1번 출구로 나오면 ‘한국 속의 작은 아시아’ ‘국경없는 마을’이라고 불리는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 거리가 있다. 동남아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로 이국적인 분위기을 물씬 풍기는 다문화 거리를 찾아가봤다.

작년 5월 1일, 정부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본동 일대를 ‘안산 다문화마을 특구’로 지정했다. 이 지역은 반월, 안산 산업단지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면서 형성된 곳이다. 정부는 이 지역을 전국 최고의 다문화 교육, 외국음식점, 다문화축제의 장으로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에 찾은 다문화 마을은 평일인데다가 퇴근시간 전이라 그런지 다소 한산했다. 모든 상가들은 개장을 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지만 사람들이 아직 길거리에 많지는 않았다. 거리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뜨인 것은 형형색색의 다양한 간판이었다. 간판은 한자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각국 언어로 표기돼 있어 국내의 여느 거리와는 다른 이질감을 안겨줬다. 이와 더불어 생소한 각국의 길거리 음식들이 여기저기 선을 보이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식료품점에는 딸기, 귤, 당근과 같이 익숙한 야채와 과일도 있었지만 ~와 같이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정육점에는 닭, 돼지고기, 양고기 등이 가공돼 걸려있었다. 또한 노점상이 길거리에서 반찬을 파는 모습,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낯선 음식은 많았지만 상인과 행인이 물건을 사고 파는 모습은 우리나라 지방의 재래시장과 비슷했다.

   
 
   
 

특이했던 점은 다문화 특구가 좁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은행이 자리 잡고 있었다. 외국인의 송금, 예금 업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듯 보였다. 또한 각국 언어로 선전 문구를 내건 휴대폰 판매점이 ‘한 집 건너 한 집’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많았다. 이 외에도 노래연습장, 주점, 미용실, 여행사 등 기본 생활 시설은 물론 여가와 유흥을 위한 시설까지 구비돼있었다.

   
 
   
 

NGO단체가 운영하는 ‘외국인 주민센터’도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은 이주민 여성 상담소, 이주노동자 자녀 교육을 위한 공부방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내부 곳곳에는 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알리는 글과 상장과 상패가 걸려있었다. 공부방에서 공부를 하던 외국인 아이들은 유창하게 우리나라 말을 하며 자원봉사자 선생님과 소통했다. 이 센터의 사무처장인 류성환 씨는 “언론에서는 다문화 마을을 보도하며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다. 물론 한국 거리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 거리는 관광을 위한,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제 삶의 공간이다”라고 말하며 최근 일어난 다문화 거리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우려했다.

미용실 ‘컷 하우스’의 운영자는 “우리나라에서 산 지, 2~3년이 넘은 사람들은 한국 사람이나 마찬가지에요. 오히려 저희한테 능청스럽게 농담을 던진다니까요. 체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도 기본적인 대화는 가능해요. 그래서 소통의 어려움은 없어요. 이제는 그들이 가깝게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한편, 다문화 마을에서 거주하는 몇몇의 한국인들은 쓰레기 투기, 소음 등으로 피해를 입는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특구 안에서 한 부동산을 운영하는 주인은 “외국인 상인을 위한 시설이 있는데 한국 상인을 위한 시설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죠. 외국인들끼리 세력을 형성하면서 한국인들이 피해 받는 것도 많아요. 정부에서 이 지역을 특구로 지정했으면 뒤처리도 해줘야죠”라고 말했다.

   
 
   
 

다문화 거리를 나선 오후 7~8시 경, 외국인 노동자들이 퇴근을 하면서 마을은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거리엔 가요뿐만 아니라 각 국의 유행가요가 흘러나오고 상인들은 자신의 물품을 파느냐고 바쁜 모습이었다. 퇴근길의 외국인들도 다음 날 아침에 먹을 간단한 식사거리를 사는 등 우리가 사는 일상의 모습이었다. 정부에서는 이 지역을 ‘다문화 특구’로 지정해 마치 관광명소인 것처럼 소개했다. 그러나 실제로 경험해 본 원곡동 거리는 우리나라 사람과 외국인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었다. 이 지역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받아들인다면, 겉으로만 보이는 다문화 융합이 아니라 진정으로 이 지역이 한국 사회와 소통하게 되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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