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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흔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국내 문화재의 현주소
김해나라 기자  |  smpkhnr76@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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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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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0일 온 국민을 안타깝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바로 국보 제1호 남대문이 ‘전소’된 것이다. 사회에 대한 증오가 불러온 방화는 숭례문을 무너뜨림과 동시에 국민의 마음도 무너져 내리게 했다. 숭례문은 당시 현존하던 한국 성문 중 가장 규모가 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국보를 잃었다. 우리의 ‘찬란한 유산’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까?


문화재 소실의 원인은 자연적 요인과 사람들의 고의적인 훼손이나 실수가 있다. 자연적 요인으로는 태풍이나 홍수로 인한 피해가 대표적이다. 2003년 우리나라에 태풍 ‘매미’가 상륙했을 당시 국보3건, 천연기념물 11건을 포함한 총 72건의 국가지정문화재와 총 137건의 시·도지정 문화재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경상도지역은 182건의 문화재가 훼손됐다. 국보 제30호 분황사석탑과 제 109호 군위삼존석굴은 석축유실 및 산사태로 파손됐고, 국보 제305호 통영세 병관은 지붕과 현판이 파손됐다.


자연적 요인에 산성비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보 제2호 원각사지10층석탑과 국보 제86호인 경천사지10층석탑은 산성비의 영향으로 일부가 소실됐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두 탑은 1960년대 급격해진 공업화로 산성비가 내리기시작하면서 표면이 점차 녹아 내렸다. 원각사지10층석탑은 산성비뿐만 아니라 비둘기의 배설물이 문제가 돼 현재는 유리로 된 보호각으로 덮여있다. ‘수난의 석탑’으로 불리는 경천사지10층석탑의 경우는 경복궁에 세워뒀으나 서울의 환경변화로 인한 산성비로 표면부식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부식과 훼손이 심했던 이 탑은 현재 복원과 보존을 위해 용산국립박물관의 내부에 전시돼 있다.


사람들의 고의적 혹은 실수로 인한 훼손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에는 실수로 잃는 것보다 사회문제와 맞물려 고의적으로 문화재를 훼손시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06년~2007년에 걸쳐 다수의 비석이 훼손됐는데 검거된 30대 남성은 자신의 목적은 개인차원의 ‘역사청산’이라고 밝혔다. 그는 덕수궁 분수대의 물개상을 비롯 ‘삼전도비’ ‘공덕비’ 등 총 11개의 비석을 훼손시킨 범인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2007년 3월 “방화는 신의 계시”라며 ‘도선사’에 방화를 저지른 30대 범인은 정신이상자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관심·무방비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막무가내 개발’로 인해 매장문화재가 훼손된 경우는 셀 수 없다. 또한, 문화재 발굴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일, 신라 문무왕릉 비의 상단부가 일반가정집에서 발견됐다. 빨래판으로 사용됐다는 내용은 우리의 무관심이 여실이 드러난다.


우리나라는 1999년 문화재관리국이 문화재청으로 승격돼 문화유산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여러 문화재들이 위기상황에 놓여있지만 정책적 뒷받침과 시민들의 참여, 관리환경은 여전히 미미하다. 실제로 2003년 9월, 구룡사의 대웅전은 누전으로 전소됐다.


원주민 유적이 많은 호주나 유네스코지정 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이탈리아의 경우는 정부와 국민이 하나가 돼 적극적으로 문화재를 보호·관리하고 있다. 처벌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타국에 비해 문화재관리의 수준이 낮은 실정이다. 문화재와 관련한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문화재관리 담당자가 행정을 겸임하는 것과 잦은 인사이동은 더 큰 위기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외에도 해외소재 우리 문화재들을 회수하는데 있어서의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문화재는 역사의 일부이고 뿌리다. 또한, 아이들과 청소년에게는 눈으로 직접 체험하는 학습수단이기도 하다. 사찰이나 목탑같은 목조건물이 많은 우리나라의 문화재들은 화마에 휩쓸리면 복구하기 어렵다. 유·무형을 포함한 다수의 세계문화유산을 지닌 우리 국민들이 문화재에 대해 관심과 주의만 기울인다면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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