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 숙명여자대학교의 신문인 숙대신보가 태어난 지 54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렇게 뜻깊은 날에 다시 한 번 대학언론에 대해서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신체가 늙어간다는 것을 뜻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받은 사람들의 애정과 기대, 신뢰를 하나 둘씩 타인에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나이듦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학보사의 창간을 기념하며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위기의 대학언론’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대학언론에게 기대되는 학교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식, 학내에 의제를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입장을 세워 담론의 한 가운데를 열어주는 역할을 점점 찾아보기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대학사회의 현주소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담보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우리’를 이야기하기보다 ‘나’를 앞세우게 합니다. 극심한 취업난과 비싼 등록금은 마치 보이지 않는 유령처럼 학우들의 발목을 붙잡고 귀를 막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사회에서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고 나아짐을 위한 문제제기와 대안을 열어줄 수 있는 숙대신보를 기대합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우러나온 통찰력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본질을 꿰뚫어보는 숙대신보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회관에서 가장 빨리 불이 켜지고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곳에서 열심히 발로 뛰시는 기자 여러분들에게 늘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박해선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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