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교정에 꽃나무들이 피기 시작해 모두를 기쁘게 해주고 있다. 나무와 꽃은 우리에게 좋은 정서를 심어주며, 아울러 다양한 사회ㆍ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인간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숲은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고 소음을 감소시키며, 공기 속의 먼지를 걸러주기 때문이다. 50년생 활엽수 한 그루가 12명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방출한다고 하니 훌륭한 허파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숲이 있어 물을 보존해 식수는 물론이고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도 제공해 준다.

여러 나라를 둘러보면 선진국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울창한 숲을 가졌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치산치수라고 해 산의 나무와 물을 잘 관리한 국가는 번영을 누렸으며, 그렇지 않았을 때 자연은 재앙을 줬다. 최근 지구상에 엘니뇨와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위기의 주범은 자동차에서 내뿜는 매연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라고 한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도시의 열섬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녹지공간을 늘리고 나무 심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나무와 잔디밭이 있는 공원은 주변 도심지보다 여름철 기온이 평균 2~3도가 낮아 열섬효과로 뜨겁게 달구어진 도시를 식히는 ‘자연 에어컨’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구광역시는 분지로서 여름에 가장 더웠지만 지난 11년 동안 꾸준히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결과, 여름철이 많이 시원해졌다는 시민들의 평가도 있다. 대전광역시에서 2020년까지 3,000만 그루의 나무 심기 사업을 펼쳐, 숲이 우거진 품위있는 녹색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나무를 심고 관리하는 데는 많은 인력이 필요해 고용창출 효과도 높아지므로 도시와 농촌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다. 산에 나무를 심고 묵묵히 가꾸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며 후손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방법이다. 나무는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놓여진 자리에서 이웃을 넘보거나 부러워하지 않고 그저 제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살아간다. 봄의 신록은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을 선사한다. 그리고 겨울에는 나뭇잎을 떨어뜨려 인간에게 비움의 철학을 가르쳐준다. 나무를 심되 토질에 맞고 실용성이 있는 좋은 나무를 잘 선정해서 심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조그만 빈 공간까지 찾아내 나무를 심고 가꾸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마치 대학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것에 비할 수 있다. 단기간의 결실보다는 후대를 보고 훌륭한 재목으로 키우는 것이며, 비록 더디지만 언젠가는 자라서 대들보로 쓰일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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