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서점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코너는 단연 ‘잡지’코너이다. 우리가 흔히 ‘여성지’라고 일컫는 잡지들은 대부분 여성구독자가 전체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넘는 경우이며 잡지매체가 스스로 여성독자를 타깃으로 삼는 경우이다. 교보문고 홍보실의 진영균씨에 따르면 전체 잡지 분야의 매출 중 여성지(여성잡지와 패션ㆍ리빙ㆍ육아 포함)의 매출은 34.8%에 이른다고 한다. 잡지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자리 잡은 여성잡지 시장을 살펴보자.

여성독자 상대적으로 많은 패션지 등도 여성잡지에 포함돼

여성지는 <우먼센스>, <여성중앙>과 같이 30~50대 주부층을 겨냥해, 육아ㆍ패션ㆍ요리ㆍ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인물 인터뷰 등 다양한 영역을 고루 다루고 있는 복합 잡지를 가르킨다. 물론 패션ㆍ육아ㆍ리빙과 같은 영역을 다루는 잡지도 여성지로 취급된다. 이 잡지들의 경우 여성구독자의 비율이 남성 구독자의 비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현재 잡지 시장에서 발행되는 여성지의 종류는 30여 가지에 이른다. <여성 동아>와 같이 매달 평균 발행 부수가 12만 5천부 정도에 이르는 대규모 잡지도 있으나, 대체로 5~8만부 정도를 발행하는 규모가 작은 잡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더 재미있는 소재로 구독자들의 흥미를 끌기도 하고 일간지나 주간지에서는 다룰 수 없는 파격적인 소재와 실생활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며 구독률을 높이고자 한다.

여성잡지계에 관행으로 자리잡은 부록

또 잡지의 외적인 요소로 구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독특한 마케팅 전략과 ‘부록’으로 여성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많이 구입하는 패션지의 경우 명품 화장품 샘플이나 패션악세서리 등을 부록으로 증정한다. 이제 ‘부록’은 여성잡지계에서는 당연한 관례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러나 ‘특별부록’이라 칭해지며 잡지가격에 이 부록의 일부 가격이 포함돼 잡지의 가격이 500원~1000원 가량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잡지의 부수적인 요소인 부록이 잡지 가격에 일부 거품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여성잡지계 포화상태, 경영난으로 폐간되는 경우도 허다

새로운 여성잡지가 창간되지만 이미 존재하는 많은 여성잡지들의 틈에서 고정적으로 독자를 확보하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2000년대에 창간되었다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경영난에 허덕이다 폐간한 <마담 휘가로>와 <마리안느>가 그 예이다.

 

잡지간에 특성없이 구성과 내용 유사해

또한 여성잡지의 가장 큰 취약성으로 지적받는 측면은 잡지의 구성과 내용이다. 2009년 8월 발간된 <여성중앙>, <쎄시> 등이 다루고 있는 잡지의 내용은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 대부분 환절기 피부 관리법이나 가을 코디법을 다뤘고, 최근 방영되거나 개봉한 영화의 배우들의 인터뷰가 포함돼 있다. 또 얼마전에 사망한 배우 故장진영씨에 대한 특집기사나 인터뷰 기사가 7,8월에 발간된 대부분의 여성 잡지에 실렸다.
30대 중반 이후로 꾸준히 여성잡지를 구독 하고 있다는 김연화(42, 여)씨는 “어차피 여성지가 겉표지나 잡지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거의 다 비슷하지 않냐”고 말하며 여성지 마다 뚜렷한 특색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매달 잡지에 부속된 부록을 살펴보고 잡지 구입을 결정하거나 발행되는 달의 잡지 내용에 따라 자신에게 유익한 내용이 있는 잡지를 사는 편이라 했다.

 

여성취업전문잡지는 전무

김경민(동국대, 경영 07)씨는 는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위헤 인턴십을 찾고 있다.  또 마케팅 업계에 입사한 사람들의 합격수기 등을 찾아 읽고 있다. 김 씨는 ‘대학내일’과 같은 잡지에서 취업과 인턴에 관한 지면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그러나 김 씨는 이 같은 취업 코너가 도움이 되지만 어보다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취업정보를 얻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대학생과 같은 경우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그렇지만 취업·인턴·자기계발을 다루는 젊은 여성을 겨냥한 인크루팅 전문잡지가 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 즐겨보는 패션잡지에도 취업이나 인턴쉽 프로그램 안내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직업 분야가 패션ㆍ연예ㆍ문화ㆍ마케팅에 치우쳐 있고, 더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금융계, 언론계 등의 분야 정보는 부족하다.


지난 1988년 창간된 여성신문을 제외하고는 여성주의 언론을 목표로 하던 많은 일간지와 주간지들이 폐간하기 시작하며, 여성계에서는 여성 매체의 위기라는 말이 불거져 나왔다. 최근 들어 ‘여성잡지’가 더욱 가십거리 위주, 유명인사의 인터뷰 또는 광고 화보 위주로 구성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성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여성잡지가 잡지마다 특성을 지니고 여성 문화와 대중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여성잡지가 진지함과 독창성을 추구한다면 가볍다는 이미지를 던져버리고, 침체된 여성 매체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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