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눈송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교수님이 블로그에 올려놓으신 인문학 강의를 자신의 PMP로 들으며 왔다. 집에 도착한 후엔 스프링노트를 통해 수업에서 만난 팀원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그 후 눈송이는 RSS에서 자신이 정해놓은 카테고리에 관련된 새로운 정보들을 모아 다음 날 수업준비를 할 예정이다.

UBL은 Ubiquitous-Based Learning의 약자로 기존에 컴퓨터 앞에서만 가능했던 온라인 학습을 이동 중인 길 위에서도 웹을 통해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학습 방법을 뜻한다.
이번 학기부터 시작된 UBL수업은 표면적으로는 다른 PBL수업이나 강의식 수업과 비슷하다. 그러나 UBL수업은 학교에서 교수의 강의를 듣는 것에서 그치는 수업이 아닌, 집에서도 웹을 통해 수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집안의 교실’이라 할 수 있다.

UBL수업은 교수의 지도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 이 수업에 활용 가능한 멀티미디어 도구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여러 명이 협력하여 글을 쓰고 고칠 수 있는 ‘WIKI’, 관심 있는 카테고리를 정해 편리하게 자료를 찾는 ‘RSS’ 등이 있다.

‘블로그’는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을 첨부하기가 편리해 양질의 학습이 가능하다. 교수가 하나의 공통된 블로그를 만들어 학생들과 공유하거나, 학우들이 개별로 운영하는 블로그를 ‘Meta Blog’에 등록해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Meta Blog’는 블로그 간의 링크를 통해 블로그 사이의 이동을 자유롭게 한다. 이를 통해 학우들은 자신의 학습 활동에 대한 교수들의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으며, 같은 수업을 듣는 학우들의 블로그를 방문해 학습 자료를 비교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학생과 교수를 아우르는 다방향간의 네트워크가 이뤄 진다.
UBL수업을 진행하는 최기탁(문화관광 전공) 교수는 “자료를 매일 올리도록 하고 모든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즉시 피드백을 준다”며 “교수가 지도자가 아닌 팀의 일원이 되는 능동적 수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팀 활동이 많은 수업에서는 여러 명이 협력해 글을 쓰고 고치기 편리한 멀티미디어 ‘WIKI’를 사용하면 좋다. ‘WIKI’에 속하는 프로그램에는 ‘위키피디아’와 ‘스프링노트’ 등이 있다. ‘스프링 노트’는 사용자의 참여로 만들어진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처럼 학우들이 콘텐츠를 직접 제작, 제거, 수정해 협력적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스프링 노트’를 통해 학우들은 실시간으로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동료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는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다. RSS는 자료를 자동으로 수집하기 때문에 각 사이트 방문 없이 최신 정보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RSS를 지원하는 사이트로는 ‘한RSS’와 ‘구글 리더’등이 있다.
블로그나 RSS 등 멀티미디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복잡하다면 우리 학교에서 제공하는 E-class프로그램을 활용해도 된다. 현재 E-class는 대부분 교수가 자료를 올리면 학우들은 그 자료를 다운받는 수동적인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E-class에서도 콘텐츠를 올리는 참여가 활발해진다면 충분히 UBL수업이 이뤄질 수 있다.

UBL수업은 자료를 모아 질 좋은 정보를 만들 수 있어서 유용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올렸을 경우 다수가 공유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최예지(문화관광 07) 학우는 “일부 포털이 제공하는 지식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찾은 자료가 얼마나 믿을만한 자료인지 모르겠다”라며 “객관적인 수업교재가 없기 때문에 수업 내용이 학우들이 올리는 자료에 너무 크게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은화(교수학습센터) 행정교수는 “학생들이 계속해서 자료를 보충하고 수정하는 것이 UBL수업의 특징이다”라며 “잘못된 자료는 학생들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고쳐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우들은 UBL수업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업진행에 필요한 많은 자료에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의견에 대해 전 행정교수는 “학습 준비에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자신이 선택한 수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진정한 학습을 하게 된다”며 “수동적인 학습태도를 바꾸는데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는 UBL수업이 정착되면 점차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이규희(문화관광 07) 학우는 “UBL수업에 지원되는 기계나 UBL수업 전용 강의실 등 도구적 기반도 부족한 것 같다”며 “교육역량 강화사업을 위한 잠깐의 시도에 그치지 않고 지원과 투자를 통해 확고히 자리 잡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UBL수업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학우들이 UBL수업의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UBL수업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학우들이 스스로가 웹을 통해 학업의 질을 높이는 UBL수업. 이번 학기 새로 시행되는 UBL수업이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해 본다.

권미정 기자 smpkmj77@sm.ac.kr
최태양 기자 smpcty7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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