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1177호 문화면에서 박찬욱, 봉준호 감독에 대해 취재 했다. 현재 두 감독의 영화는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국내영화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공헌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출발선상에는 수많은 영화제가 있었다. 국내의 대표적 영화제로는 부산, 전주, 광주 국제 영화제가 있고 독립·단편 영화제에는 서울여성영화제를 비롯해 서울환경영화제, 인권영화제 등 생소한 영화제들도 많다.

문화 콘텐츠에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영화는 공간제약이 적고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주목받는 분야다. 그 속에서 영화제야 말로 영화산업의 성장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제는 무명감독들이 대중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이 접하기 힘든 영화들까지 통합적으로 다루고, 아마추어 감독들이 대중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적인 예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여 독립영화계에서 관객 수 200만 시대 돌풍을 일으킨 ‘워낭소리’가 있다. 이 영화는 영화제에서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국민 영화가 됐다. ‘워낭소리’와 같이 숨어있는 진주를 발견하고 대중들의 평가를 기다리는 제 2의 박찬욱, 봉준호 감독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영화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굴지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요인에는 영화제 특유의 색을 살린 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뒷받침 됐다는 것이다. 우리의 관심이 주어질 때, 영화제의 입지를 높이고 국내 감독들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넓어지며 그들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우리의 관심이 독립·단편영화제에도 주어진다면 전 세계적 규모는 아니더라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강대국으로서 영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7~10월이면 여러 국내영화제들이 개최된다. 헐리웃 영화나 국내 대작들을 관람함으로써 재미를 얻어갈 수 있겠지만 한번쯤 영화제에 들러 생소한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괜찮다’라고 생각한 감독이 몇 년 후, 한국을 알리는 국제 감독으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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