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과시하는 국제적 기념일이다. 노동절을 맞아 외국의 노사관계를 살펴보고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운동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면밀히 이해해 보고자 한다.


일본
일본의 노동조합은 기업단위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단위를 넘어선 산업별 단위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동일기업에서 근무하는 정규종업원만을 조합원으로 인정한다. 또한 주로 일반노동자로만 조직되는 우리나라의 노조와는 달리 조합 내에 화이트칼라(사무계통 노동자)와 블루칼라(일반노동자)가 혼합된 조직형태를 갖추고 있다.
일본의 노동운동은 노동조합의 결성이 활발했던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빈번히 일어났다. 그 후 점점 숫자가 줄어들다 50년대 후반에 노사 임금협상이 시작되면서 노동운동이 증가한다.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4년에는 연간 만 건의 노동운동이 일어났다. 또 다시 노동운동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거품경기가 붕괴된 90년대이다. 이 때는 노동운동 건수가 대폭 줄어 연간 천 건 정도로 감소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최근 일본의 노사관계는 안정적이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 기업별조합은 조직단위가 작고 노동운동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사회발달로 인해 기업 내의 문제해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앞으로 기업별조합은 산업별조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부분 산업별로 조직되는 미국 노동조합의 실제의 활동은 기업 또는 지역 단위에 있는 지부가 중심이다. 미국노동조합은 그들의 주요한 무기인 파업을 배경으로 한 단체교섭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내의 권한이 단체교섭을 위해 최고도로 발휘뒬 수 있는 조직구조, 즉 전국조합을 필요로 한다. 전국조합에 노동조합의 권한이 집중됨으로써 공통의 규칙을 제정하고, 파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 재정이 탄탄하다. 한편 미국은 봉건제를 거치지 않고 시민사회로 바로 넘어간 국가다. 그래서 미국의 노동운동은 ‘노동자’라는 계급보다는 임금을 중시하는 독특한 경향을 보이게 된다.
최근에는 노동조합 간의 합병에 의한 조직의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1995년에 결성된 미국 봉제ㆍ섬유 노동조합(UNITE)이 대표적 예인데, 이 조합은 섬유, 의류 산업의 노동조합인 섬유 합동 노동조합(ACTW)과 여성 봉제 노동조합(LGW)이 합병된 것이다.
미국의 노동운동은 1940년대 대공황 이후 노동조합의 지속적인 성장과 단체교섭제도의 발전으로 더욱 활성화됐다. 그러나 80년대부터 노동운동은 하락세를 보이게 된다. 노사관계에 대한 법적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새로운 법률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법안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노동자들의 노조에 대한 욕구를 약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독일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앙 집중화된 노조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노동권 또한 가장 잘 보장되어 있는 나라다. 또한 공동결정권을 특징으로 하는 경영방식은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참여권을 부여하고 있다.
독일 노사 간 협상의 가장 큰 특징은 이원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크게 산업별 수준의 협상과 기업별 수준의 협상으로 나뉜다. 산별수준의 단체협약은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을 결정하고, 공장단위 단체협약은 해당 기업 수준에 적합한 구체적인 규정을 결정한다.
독일의 노동운동은 1844년의 ‘슐레지엔 방적공 파업’을 시초로 본다. 이후 1860년대부터 자유주의 개혁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노동운동이 활성화됐다. 그러나 1871년 ‘사회주의자 탄압법’으로 인해 노동운동은 침체기를 맞았다. 1918년 11월 혁명을 거치면서 노동운동은 다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였으며 2차 대전 후 본격적 산별노조의 길을 걷게 됐다. 동서독의 통일로 인해 경제위기를 맞았고 90년대에는 노조운동의 침체를 맞으며 제조업 중심으로 짜여진 노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현재 독일의 노조는 산업별 조직통합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노동조합 및 노동운동은 자유주의 여파로 지속적인 조직률 감소현상이 나타나는 등 침체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전세계적으로 조합간 통합을 공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합간 통합 등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