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1176호 여성부 기획기사에서 금융권 여풍(女風)현상에 대해 취재했다. 기사의 본래 기획의도는 최근 금융권에 증가한 여성인재의 현황과 여성인력이 어느 영역에서 어떤 고용형태로 일하고 있는지를 학우들에게 전달하고자 함이었다. 기자는 여성인재의 양적 팽창규모를 추정하고, 증가한 여성인력을 뒷받침하는 근로조건들을 점검할 필요를 느꼈다. 즉, 최근 여풍이 여성의 사회적ㆍ경제적 지위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재고할 기회를 갖자는 취지였다.

기사에서 구체적 수치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주요은행과 증권사 인사팀에 통계자료를 요청했으나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를 거절했다. 여성의 비중과 고용형태는 ‘민감한’ 문제라는 이유였다. 우리사회가 여성과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 언급하는 일이 조심스러우며, 아직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임을 실감했다. 결국 기자는 기사의 방향을 여풍현상과 금융권 취업에 관한 내용으로 수정해 학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최근 사회각계에서 불고 있는 여풍을 우리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장된 현상은 긍정적으로 봐야한다. 그러나 이런 사회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여성의 문제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낮은 여성고위직의 비중, 성차와 고용형태에 따른 근로조건의 계층화 그리고 육아문제 등은 언젠가 성숙한 사회를 향한 우리 사회의 도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양성평등을 향한 과도기에 살고 있는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정책적 뒷받침과 더불어 여성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는 ‘주인의식’이다. 그리고 여성과 관련된 여러 사회현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도 요구된다. 이러한 통찰력은 여성문제를 지켜보는 작은 관심이 쌓일 때 더 견고해질 수 있다. 여성의 안정된 일자리 찾기, 결혼 후 육아문제, 사회조직 내에 그리고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 문제를 대학생 때 미리 한번 쯤 고찰해보는 유비무환의 지혜를 발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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